'폭행 부인' 감독 말만 믿어…피해자 조사 안 해
스포츠계 '폭력의 일상화'…어릴 때부터 '세뇌'
[앵커]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은 초기에 적절한 조사와 조치만 취했어도 비극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동하면서 한두 대 맞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인식이 고인을 좌절하게 했는데요.
이른바 '폭력의 일상화'입니다.
현재 다양한 대책과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지적입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을 받아 스포츠계 폭력을 다룬 영화입니다.
사라지지 않는 스포츠계 폭력의 원인으로 체육인과 주변의 그릇된 인식을 꼽았습니다.
[영화 '4등' 극중 수영 코치 : 하기 싫지? 도망가고 싶고, 그때 잡아주고 때려주는 선생이 진짜다. 내가 겪어보니 그렇더라.]
고 최숙현 선수가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은 폭력을 당연시하는 인식이었습니다.
[정용철 / 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 : 이 친구들한테는 (폭력이) 굉장히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이어서 어쩌면 가해자들이 기억할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왜 그러냐니까? 너무 자주 했기 때문에….]
폭력을 폭력으로 보지 않는 이런 인식은 공적 기관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태 초기 경주시청과 경주시체육회는 폭행과 폭언을 부인하는 감독의 말만 믿었습니다.
더구나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도 피해 유족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여준기 / 경주시체육회장(지난 2일) : 필요하면 (최숙현 선수) 부모님을 만나보고 싶어요. 왜냐면 개별적으로 만나서는 뭐가 맞는지를 몰라요.]
스포츠계의 일상적 폭력은 어릴 때부터 세뇌됩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 폭력을 경험한 초등학생 선수의 40%가 신체폭력을 당한 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지열 / 전 유소년 철인 3종 대표팀 감독 : 이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일종의 세뇌를 당하거든요. 자기가 아는 세상은 이게 다인데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감독, 코치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 사람들 말을 들을 수 밖에 없고….]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전국체전 단체전에서 수차례 정상에 올랐던 고 최숙현 선수!
폭력의 일상화 앞에 버티고 버티다 쓰러진 22살 유망주가 죽음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4년 전 영화에 나온 이 대사였을지 모릅니다.
[영화 '4등' : 맞지 않으면서 메달 따야 진짜 잘하는 거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그랬어요.]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시각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확인하세요.
▶ 대한민국 대표 뉴스 채널 YTN 생방송보기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은 초기에 적절한 조사와 조치만 취했어도 비극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동하면서 한두 대 맞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인식이 고인을 좌절하게 했는데요.
이른바 '폭력의 일상화'입니다.
현재 다양한 대책과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지적입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4등' : 나와! 나와! (때리는 장면) 장난하냐?]
지난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을 받아 스포츠계 폭력을 다룬 영화입니다.
사라지지 않는 스포츠계 폭력의 원인으로 체육인과 주변의 그릇된 인식을 꼽았습니다.
[영화 '4등' 극중 수영 코치 : 하기 싫지? 도망가고 싶고, 그때 잡아주고 때려주는 선생이 진짜다. 내가 겪어보니 그렇더라.]
4년 전, 영화가 그린 스포츠계 현실은 2020년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가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은 폭력을 당연시하는 인식이었습니다.
[정용철 / 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 : 이 친구들한테는 (폭력이) 굉장히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이어서 어쩌면 가해자들이 기억할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왜 그러냐니까? 너무 자주 했기 때문에….]
폭력을 폭력으로 보지 않는 이런 인식은 공적 기관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이지열 / 전 철인3종 유소년대표팀 감독 : 신고를 받고 진정을 받은 기관이나 단체에서 이걸 심각하게 봤어야 하는데 의례 그냥 한두대 맞았겠거니 이렇게 생각하고 안이하게 넘어갔던 게 사태를 키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태 초기 경주시청과 경주시체육회는 폭행과 폭언을 부인하는 감독의 말만 믿었습니다.
더구나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도 피해 유족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여준기 / 경주시체육회장(지난 2일) : 필요하면 (최숙현 선수) 부모님을 만나보고 싶어요. 왜냐면 개별적으로 만나서는 뭐가 맞는지를 몰라요.]
[최숙현 선수 아버지 : 우리한테는 일절 조사 안 했어요. 그 사람들 아직 정신 못 차렸어요.]
스포츠계의 일상적 폭력은 어릴 때부터 세뇌됩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 폭력을 경험한 초등학생 선수의 40%가 신체폭력을 당한 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지열 / 전 유소년 철인 3종 대표팀 감독 : 이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일종의 세뇌를 당하거든요. 자기가 아는 세상은 이게 다인데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감독, 코치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 사람들 말을 들을 수 밖에 없고….]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전국체전 단체전에서 수차례 정상에 올랐던 고 최숙현 선수!
폭력의 일상화 앞에 버티고 버티다 쓰러진 22살 유망주가 죽음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4년 전 영화에 나온 이 대사였을지 모릅니다.
[영화 '4등' : 맞지 않으면서 메달 따야 진짜 잘하는 거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그랬어요.]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시각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확인하세요.
▶ 대한민국 대표 뉴스 채널 YTN 생방송보기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