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배우 이순재가 전 매니저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히며, 그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순재는 5일 오전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과문을 내고 “전 매니저의 처우에 대한 불미스러운 논란이 발생한 데 대해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순재는 "동료 연기자들과 배우를 꿈꾸며 연기를 배우고 있는 배우 지망생, 학생 여러분들께 모범을 보이지 못해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하다”라며 “소속사에서 이미 공식 입장문을 냈지만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온 배우로서 제 사과 말씀을 정확히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되어 글을 쓰게 됐다”고 입장문을 낸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순재의 전 매니저 김씨는 SBS를 통해 자신이 소속사로부터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취업사이트에 난 공고를 통해 이순재의 소속사에 올 3월 들어갔으며 약 두 달간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말을 포함해 평균 주 55시간 넘게 일했으며 휴일·추가근무 수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받은 기본급 월 180만 원.
김씨는 두 달 만에 해고됐지만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 회사에 따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매니저 업무 이외에 이순재의 아내가 지시한 잡다한 집안 심부름까지 도맡았다고 했다.
이에 이순재는 “일련의 사태는 자신에게 철저하고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오랜 제 원칙을 망각한 부덕의 소치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이 점에 대해 저는 지난 금요일(3일)에 전 매니저와 통화하며 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공감했으며 사과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순재는 “전 매니저(김씨)가 언론에 제기한 내용이 맞고 그 분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고 본인과 더불어 팬들에게도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아내의 잘못에 대해 이순재는 “가족의 일과 업무가 구분되지 않은 것은 잘못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들어올 매니저에게는 수습기간이든 아니든, 어떤 업무형태이든 불문하고 무조건 4대 보험을 처리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에게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순재 아내,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와의 일을 무차별적으로 언론에 폭로한 김씨에 대한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이 지속되고 있다. 한 평생 연기의 길만 걸으며 ‘국민 배우’로 자리잡은 이순재의 명예에 먹칠했다는 것.
이에 이순재는 “현재 댓글을 통해 전 매니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 매니저가 이 일로 힘들어하며 그의 가족들까지 심리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며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 매니저가 입은 실망과 상처를 치유하고 격려하는 것이지 이 사태에 대해 전 매니저를 비난할 일은 결코 아니다. 전적으로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고 이에 대해 전 매니저를 비난하는 것은 멈춰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BS 측은 이순재의 매니저 김씨가 일상적인 심부름을 했던 증거를 더 갖고 있지만 보도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30일 ‘8뉴스’를 통해 밝혔다. 연예계 관행으로 굳어진 매니저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한 것이지 구체적인 사례 나열은 의미 없다는 의미다.
이순재는 또한 “이번 일을 통해 저도 함께 일 하는 매니저들, 업계 관계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잘 알게 됐다”며 “팔십 평생을 연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들의 고충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을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습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남은 삶 동안 제가 몸담고 있는 업계 종사자들의 권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 더 나아가 비슷한 어려움에 당면한 분들께 도움이 되고 용기를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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