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인 한국 말 많이 듣겠지만 북한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3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남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의 성향이 정상 간 친분에 바탕을 둔 '톱다운(top down)' 협상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 접촉을 통한 협상을 우선시해 북한 협상 진전이 더딜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선적으로는 (남북 관계에) 부정적"이라며 "바이든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사가 없다'고 했고, 실무 접촉을 통한 상향형 방식(bottom up)을 택하겠다고 해 어려운 게 있다"고 했다. 문 특보는 "바이든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참모들 대부분이 오바마 행정부 때 일을 했던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전개했는데, 이를 볼 때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유엔 안보리 제재 같은 대북 압박을 지속해 북한의 전향적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다.
문 특보는 다만 "바이든 후보는 동맹을 상당히 중시하는데,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말을 많이 들을 수도 있다"며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 김대중 대통령과 관계가 상당히 좋았는데, 당시 남북 정상회담도 열렸기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강연에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을 언급하며 "봉숭아학당에 한반도 지형을 의탁하고 있었다"며 "이제 우리의 아이디어와 어젠다를 가지고 미국을 찾아가야지 미국에 맡기면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때"라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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