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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차세대 스마트폰

[Digital+] 뽑아쓰는 롤러블, 구겨지는 스트레처블…그날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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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성전자 `롤러블 디스플레이` 이미지. [렛츠고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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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도 이하 온도에서 스마트폰을 펼치지 말아 달라.'

지난해 화웨이 메이트X는 제품 안내문에 이 같은 '영하 사용 자제' 권고를 담아 화제가 됐다. 영하 5도 이하 기온에서는 폴더블 폰의 일반적인 사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키기 어려운 권고라며 시장에서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이는 그만큼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학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폴더블 폰에서는 디스플레이 사이 층을 붙여주는 '점착제'가 굳지 않게 '접어지는 점착제(PS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하에서는 점착제가 굳어서 부러질 수 있는데, 영하에서도 굳지 않고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펴질 때 신축성 있게 늘어날 수도 있는 실리콘 계열 점착제를 개발한 것이 삼성 폴더블 폰의 핵심 기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김학선 교수는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다가 갤럭시폴드 개발 이후 UNIST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화면은 크게, 갖고 다닐 때는 작게 만들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욕망"이라며 "그러려면 접거나 말거나 구기는 방법밖에 없고, 이런 방향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을 접으면 폴더블 폰, 말면 롤러블 폰, 구기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폰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는 점착제 외에도 '접히는 전자회로·디스플레이'와 '(접히는 부분을 연결하는) 힌지(경첩)'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개발 단계에서는 반도체 회로가 구부러지면서도 깨지지 않도록 하고, 여러 번 접었다 펴도 회로를 연결하는 구리 부분에 저항이 생기지 않도록 재료기술과 설비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오랫동안 접어뒀다가 펴도 굳지 않고 여전히 정상 작동하도록 하는 등 이른바 '동적 특성'과 '정적 특성'을 모두 갖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발팀은 디스플레이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필름을 씌우고, 바깥이 아닌 안으로 접히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일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두께가 50% 얇은 폴더블 OLED가 도입됐다. 디스플레이 강도는 갤럭시 Z플립에서 유리 소재 UTG(Ultra Thin Glass)가 도입되면서 한층 보강됐다.

힌지기술도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기술이다. 폈을 때는 확실히 디스플레이를 빈틈없이 받쳐주고, 접었을 때는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감싸주면서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고 망가지지 않는 힌지가 필요해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Z플립에 '하이드어웨이 힌지' 기술을 도입해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김학선 교수는 "롤러블 스마트폰은 길쭉한 봉 형태 고정 물체가 있고 여기서 디스플레이를 옆으로 늘려서 인스타그램을 볼 때는 1대1, 유튜브를 볼 때는 4대3, 영화를 볼 때는 21대9 식으로 스크린을 조정하는 방식을 삼성이 이전부터 특허를 낸 상태"라며 "다만 이걸 개발하려면 상당한 금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그에 상응하는 시장이 있느냐가 미래 스마트폰 사업성과 출시 시기를 조율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러블 이후에는 스트레처블, 홀로그램 스마트폰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폴드는 영하 20도까지 신뢰성을 보장하는데 이보다 심한 추위를 견디려면 점착제 물질을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 펜을 사용하려면 펜을 인식하는 부분이 수십만 번 접혔다 펴져도 성능을 유지하는 필름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 제품 무게를 줄이려면 디스플레이에 더해 베젤을 더 얇게 만들고 배터리 부분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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