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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말다툼 끝에 흑인 모녀에게 총 겨눈 백인 부부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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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 부딪힌 흑인 소녀와 백인 여성 말다툼에서 시작

흑인 모녀 "인종주의자" 욕설에 백인 여성 총 꺼내들어

소셜미디어서 공유된 영상 1200만회 이상 조회

조선일보

흑인 모녀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질리언 우스텐버그. /트위터 캡처


미국 미시간주의 한 주차장에서 흑인 모녀에게 총을 겨눈 백인 부부가 중죄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건 장면을 찍은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공유돼 1200만회 이상 조회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2일(현지 시각) 전날(1일) 미시간주 오리온타운십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 말싸움을 벌이다가 흑인 모녀에게 총을 겨눈 질리언 우스텐버그(32)와 그의 남편 에릭 우스텐버그(42)를 검찰이 중죄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혐의는 최대 형량이 징역 4년이다.

경찰 발표와 사건을 찍은 영상에 따르면 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어머니 타케리아 힐과 치폴레 식당을 찾은 마카일라 그린(15)은 질리언 우스텐버그와 부딪혔다. 마카일라는 질리언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질리언은 부딪힌 사실을 몰랐다며 이를 거부했다. 둘 사이에 시작된 말싸움은 고성과 욕설로 번졌다. 여기에 마카일라의 어머니 타케리아도 가세하면서 다툼은 더 커졌다. 모녀는 이를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했다.
조선일보

질리언 우스텐버그가 총으로 힐 모녀를 겨누고 있다. 뒷편으로 보이는 남성(보라색 상의)는 질리언의 남편 에릭 우스텐버그.


힐 모녀는 질리언에게 “인종차별주의자” “무식한 여자”라고 소리쳤다. 질리언의 남편 에릭이 나타나 “아내는 아무 짓도 안 했다” “대체 당신들 누구냐”고 따졌다. 질리언 부부가 힐 모녀는 차에 다가섰다. 조수석에 탄 질리언은 창문을 내려 “백인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아무도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며 “누군가 당신을 그렇게 느끼게 만든 일이 있었다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케리아는 계속해서 “왜 내 딸에게 부딪혔느냐”고 소리쳤고, 에릭과 질리언은 “물러서라” “내 차 뒤로 뛰어들지마”라고 소리쳤다. 이때 타케리아는 “나를 (차로) 치려고 했느냐”며 따졌다. 운전석에 탄 에릭이 차를 움직여 자신을 치려고 했다는 것이다.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 질리언은 총을 꺼내든 채 차량에서 내렸고, 모녀를 겨눴다. 이들은 그 상태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찰을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경찰이 출동했고, 경찰은 질리언의 총을 빼앗은 뒤 그를 체포했다. 질리언 부부는 차로 타케리아를 치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부인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에릭이 근무하던 미시간 오클랜드대는 그를 해고했다. 오클랜드대는 성명을 통해 “(사건을 찍은) 영상을 봤고, 우리는 그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마카일라가 찍은 사건 영상을 공유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미주리주 세이트루이스에서 백인 부부가 시위대에 총을 겨눈 사건이 연상된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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