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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학생 지도자 왕단(王丹)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홍콩 민주화 인사들이 대거 체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왕단은 28일 페이스북에 “2주 전 베이징에 있는 외국 기자가 중국 공산당 내부 소식에 근거해 6월 말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 7월1일 지미 라이(黎智英)와 조슈아 웡(黃之鋒)이 체포될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소식을 두 명에게 알려줬다”면서 “두 사람이 이미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이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이 두 사람이 이렇게 쉽게 체포된다면 내일은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을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 또 홍콩 젊은이들이 체포, 고문 등 가혹행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왕단은 베이징대 재학 중이던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이끈 학생 지도부 핵심 인사로 중국 정부의 ‘수배명단 1호’에 올랐다. 반혁명선동죄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7년간 복역하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조기 석방돼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워싱턴에 중화권 민주화 운동가들로 구성된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차이나’를 설립해 이끌고 있다.명보, 홍콩01 등 현지 매체들은 “7월 1일 이 두 사람이 당장 체포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적절한 시기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반중란항’(反中亂港·중국을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힘) 인사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30일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 상무위 통과 후 친중 성향의 홍콩 정부는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이 법을 삽입해 즉시 시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콩의 대표적 민주화 인사인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가 홍콩보안법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조슈아 웡은 2014년 79일 동안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의 주역이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한 지미 라이는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먼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하고 언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조슈아 웡은 ”나에게 이러한 상황을 얘기한 사람이 왕단 한 사람만이 아니다“며 ”우리는 모든 힘을 쏟아 우리가 사랑하는 홍콩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미 라이는 ”며칠 전에 이러한 얘기를 들었지만, 나는 (홍콩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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