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 “보유 지분 회사에 헌납, 정상화 위해 최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파이낸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과 가족들이 보유한 지분 전체를 포기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29일 오후 강서구 본사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창업자로서 가족회의를 열어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고,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가 입장문을 대독했다. 이 의원은 “작금의 이스타항공 문제로 임직원여러분과 국민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특히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서는 창업자로서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앞서 제기된 주식 매입 자금에 대해선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한일관계의 악화에 따른 항공노선 폐쇄, 올 초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돌발변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9월말부터 제주항공의 M&A 제안으로 위기돌파를 모색해왔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항공산업이 풍전등화이며 이스타항공 회사와 구성원은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놓여 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이 의원과 가족들의 통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어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인수작업을 서둘러주기를 1600명 임직원들과 함께 강력하게 촉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들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M&A 진행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정부지원 받을 자격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금면간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대표는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됐다. 2014년까지 이 회사 지분 49.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새만금관광개발은 이 의원이 사장을 지낸 KIC그룹의 계열사다. 이 의원은 2012년까지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을 맡다가 2012~206년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형인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게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넘겼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16~2018년 이스타항공그룹 회장을 다시 맡았고, 더불어민주당 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고 다시 국회에 입성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의 지분 68.0%를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의원의 아들과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 딸은 20대, 아들은 10대였다. 업계에선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회사가 100억원을 들여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매입한 것을 두고 주식매입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 해소 건과 올해 3월말부터 이어진 ‘셧다운’에 대한 책임 공방이 문제였다. 이스타항공은 이 체불임금 해소와 셧다운 책임을 제주항공이 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제주항공은 그럴 의무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 26일 제주항공은 전환사채(CB) 발행예정일을 당사자들이 합의해 정하는 날로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CB 납입일과 이후 만기일 등을 합의 후 확정해서 재공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CB 납입일을 기준으로 6월 29일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거래 종결 시점으로 예상했는데, CB발행 예정일이 변경되면서 M&A 종결 시한의 연장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pjh1218@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