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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7이닝·110구 역투’ 유희관 “불펜 부담 덜어주고 싶었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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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형으로서 불펜 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전 세계에 ‘느림의 미학’을 전파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유희관(33)이 팀의 연승과 함께 자신의 시즌 2승을 챙겼다.

유희관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와이번스와의 팀간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4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매일경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4-2로 승리했다. 두산 유희관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이날 최고구속은 131km, 투구수는 110개였다. 6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진 유희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들어 불펜이 불안한 두산이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도 유희관이 7이닝까지는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를 유희관은 실천했다. 3회초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하긴 했지만, SK 타선을 잘 봉쇄한 유희관이었다. 100구가 넘어간 상황에서도 7회에는 공 8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경기 후 만난 유희관은 “팀이 연승을 하는데 기여해 기쁘고, 7이닝을 막아서 만족스럽다. 기분 좋게 다음 등판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7회에는 유희관이 원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유희관은 “6회가 끝나고 코치님이 괜찮겠냐고 물으셔서 힘도 남았고, 올라가겠다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믿고 맡겨주셨는데, 빠르게 승부가 돼서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7회에 마운드에 오른 이유는 역시 최근 고전하고 있는 불펜 때문이기도 하다. 투수조 조장인 유희관은 최근 불펜진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힘이 됐다. 그는 “불펜이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해서 지쳐 있고 안 좋은 결과에 풀이 죽어있다. 형으로서 안쓰럽고,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물론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는 유희관이다. 그는 “어쨌든 이겨내야 한다. 나는 후배들에게 쓴고리도 많이 하는 타입이다. 빨리 이겨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도 공교롭게 ESPN 중계가 됐다. 미국 내에서는 느린 볼을 던지는 유희관이 화제다. 유희관은 “내가 던지는 날 (미국에) 중계가 매번 되는지 신기하기도 하지만, 신경은 안쓴다. 미국에서도 느린 공으로도 통하는 투수가 있다는 걸 알아주시는 계기가 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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