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지만 누군지 말 못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무슨 후보냐, 다만 쫓겨나면 가능성 생길수도"
◇김종인 "당 밖에 대선주자 있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저출생대책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야권 차기 대선 주자와 관련해 “당 밖에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
김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와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직접 만나 대선 도전과 관련해 권고도 해봤는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대권 도전을 이미 얘기했는데 향후 어떤 비전으로 나설지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본인이 통합당에 들어오고 싶다면 어느 계기에 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이 2년도 남지 않았는데 정말 출마하고 싶으면 과감하게 빨리 튀어나와서 자신의 포부와 비전을 밝혀야 한다"며 "더 이상 답답하게 웅크리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대통령 하나 만들어내야 할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단숨에 10%를 차지하며 야권 대권주자 1위로 떠오른 것에 대해선 "검찰총장이 무슨 대통령 후보냐. 할 수가 없지 않냐"고 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별로 의미가 없다"면서 "다만, 정권이 윤 총장에 대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하고 쫓아내면 정말 대선 후보로서 가능성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야권서 '윤석열 대망론' 들썩
윤 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가능성을 놓고 통합당에선 "정권의 폭주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야권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얼마나 낮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냐"는 우려도 나왔다. 윤 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였다. 윤 총장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37명(응답률 4.1%, 6만1356명 접촉)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 10.1%를 기록해 민주당 이낙연 의원(30.8%), 이재명 경기지사(15.6%)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무당층으로만 따지면 지지율 32.5%로 여권 1위 대권주자인 이낙연(28.3%) 민주당 의원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김무성 전 통합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을 때리면 때릴수록 더 커질 것"이라며 "(윤 총장은) 아직 공무원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현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가능성을 우리가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통합당 내 대권주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때리면서 키워주고 있다"며 "추 장관이 마치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장 같지 않은가"라고 했다. 그러나 야당 내에선 우려도 이어졌다. 윤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은 국민이 현재 야당과 기존 주자에 대해 별 기대가 없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질수록 야당에서 새로운 정책 이슈를 발굴하거나 대선주자를 키우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의 지지율 약진은 척박한 야당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윤 총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허망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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