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여당·장관·검찰2인자 협공, 삼면초가 윤석열

조선일보 조백건 기자
원문보기

여당·장관·검찰2인자 협공, 삼면초가 윤석열

서울구름많음 / 0.0 °
법조계 "전례없는 해괴한 광경"… 이성윤, 총장 주례보고도 불참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발표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0.1%를 차지하며 이낙연 전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사진은 윤 총장이 작년 9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한 모습. /장련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발표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0.1%를 차지하며 이낙연 전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사진은 윤 총장이 작년 9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한 모습. /장련성 기자


MBC가 보도한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처리를 두고 검찰이 사상 초유의 혼란에 빠졌다. 법조계 인사들은 "혼란 양상이 과거 검란(檢亂) 때와는 다르다"고 했다. 과거엔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나 국정원 댓글 사건 등 검찰 내부의 일을 갖고 검사들이 서로 치고받으면서 분란이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외에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특정 사건을 놓고 일대일로 갈등한 경우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검찰 외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 내부 2인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보조를 맞춰 윤석열 검찰총장을 협공하는 모양새다. 추 장관이 '총장 지휘권 발동'이나 거친 말로 윤 총장을 찍어 누르고, 이 지검장은 공개 항명(抗命)으로 윤 총장을 치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은 1일 총장 주례(週例) 보고에 오지 않고 서면보고로 대체했다. 윤 총장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한 전직 법무부 장관은 "장관이 밖으로 다니면서 (총장을) 비난하는 건 처음 보는 해괴한 광경"이라고 했다. 하창우 전 대한변협회장은 "장관과 검찰 간부가 함께 검찰총장을 흔들면 검찰 조직이 망가진다"고 했다. 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해 확실하게 지휘권을 확립하고, 항명할 경우 전원 감찰해서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추 장관은 5선(選) 국회의원에 여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이다. 추 장관이 여권 핵심 지지층의 최대 '표적'인 윤 총장을 때려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 지검장은 현 정권 들어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해왔다. 유력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꼽힌다. 윤 총장에 대한 이 지검장의 공개 항명은 이런 차기 검찰총장 구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조백건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