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가경정예산편성을 통해 14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효과로 지난달 소비경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방역 단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 것도 내수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5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소비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4.6%,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5월 소매판매의 전월 대비 증가폭(4.6%)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4번째로 높다. 지난 1월 0.5%를 기록한 소매판매는 2월 -.3.5%, 3월 -4.4% 감소세를 보이다 4월 들어 0.5% 증가세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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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자동차 등이 포함된 내구재 소비가 전월 대비 7.6%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도 10.9% 증가했다. 소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와 면세점은 전월 대비 각각 10.6%, 0.5%씩 줄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판매처에서는 소매판매가 반등했다. 가구나 안경 또는 의복·통신기기·가전제품·의약품 등 특정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소매점은 같은 기간 10.5% 증가했다. 승용차·연료소매점은 7.7%, 무점포 소매는 4.9%, 백화점은 4.4%, 편의점은 3.7% 늘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에 따르면, 5월 첫째주 대비 5월 넷째주의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안경(66.2%)이었다. 이어 병원·약국이 63.8%, 학원이 37.9%, 서점이 34.9%, 헬스·이미용이 29.4%, 가구가 27.8%, 여가·레저가 25%, 자동차정비·용품이 21.8%씩 매출이 늘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것과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를 분리해내기는 어렵지만, 일정부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는데, 전월 대비 뿐 아니라 전년 동월 대비로도 상승한 것을 봤을 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소매판매 반등세가 다음달까지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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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효과는 서비스업 생산 반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전월 대비 14.4% 증가,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예술·스포츠·여가는 전월 대비 10% 증가, 전년 동월 대비 40.1% 감소했다.
도소매는 전월 대비 3.7% 증가, 4.5% 감소했다. 자동차와 부품 판매업은 전월 대비 5.7%, 전년 동월 대비 8.9%씩 늘었지만 도매업과 소매업이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영향이었다. 대부분 업종이 전월 대비로는 반등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금융·보험(8.9%)과 보건·사회복지(2%) 등 일부 업종만 증가세를 보였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매판매·서비스업 생산은 1분기(1~3월)의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는 흐름이지만, 광공업 생산은 수출 감소 등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주요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최근 경제 심리가 개선되면서 향후 지표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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