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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인도판 플로이드'…봉쇄지침 어겼다고 父子 폭행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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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여론…경찰 처벌. 인권개선 목소리 높아져

CBS노컷뉴스 이재웅 기자

노컷뉴스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망한 부자 자야라지, 메닉스 임마누엘의 시신을 담은 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운구차량에 실리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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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코로나19 봉쇄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아버지와 아들이 숨지자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인도 남동부 타밀나두주(州)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자야라지 임마누엘(59)과 베닉스 임마누엘(31) 부자는 허가된 영업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당국의 봉쇄조치가 적용되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이들 부자는 경찰에 체포된 지 며칠 뒤 병원에서 의문사했다.

유족들은 이들 부자가 경찰로부터 가혹한 고문을 받고 직장 출혈을 일으켜 사망했다며 경찰에 탄원서를 보내 폭행에 가담한 경관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인도에서는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목누르기 가혹행위로 숨진 일에 빗대 '인도판 플로이드 사건'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에다파디 팔라니스와미 타밀나두주 총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경찰관 2명의 직무가 정지됐다고 밝히고 "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주 타밀나두주에선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특히 24일에는 지역 상점들이 파업으로 가세했다.

온라인에서는 폭행치사를 당한 부자의 이름을 단 '자야라지와 베닉스에게 정의를'(#JusticeForJayarajandBennix)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들도 가세해 관련 경찰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의원인 지그네시 메바니는 "인도에는 조지 플로이드가 너무 많다"며 팔로워들에게 "미국처럼 인도인들도 거리에 나설 것인가"라고 물었다.

배우 크리스틀 드 수자도 "조지 플로이드에 대해 우리가 요구했던 것과 같은 정의를 요구하자"고 말했다.

인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2018년 경찰에 의해 구류됐다가 사망한 사람이 3천146명에 이를 정도로 인도의 인권상황은 열악하다.

하루 평균 15건의 구금 중 폭력 사건이 보고되고 있고, 하루 평균 9명 가량은 구금 중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미국에서 경찰 개혁안 추진으로 이어졌듯이 이번 부자 사망사건이 인도 경찰 개혁과 인권 개선의 촉매제가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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