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 경찰서./W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윌밍턴 경찰서 소속 경관 3명이 흑인 인종 차별 발언을 했다가 해임됐다고 워싱턴포스트와 NPR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들은 순찰차에서 흑인을 가리켜 비하 표현인 ‘검둥이(nigger)’라고 하거나 “흑인을 지도에서 쓸어내기 위해 내전을 벌여야 한다” “소총을 구매해 흑인들을 학살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윌밍턴 경찰서는 경찰관 제시 무어와 케빈 파이너, 브라이언 길티모어의 인종 차별 발언이 담긴 녹취파일 등을 입수해 내사한 뒤 세 경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흑인인 도니 윌리엄스 윌밍턴 경찰서장은 “(세 경관의 대화 녹취는) 잔혹하도록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앞으로 세 경관이 윌밍턴시 내에서는 경찰로 재취업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세 경관의 발언은 지난 4일 이 경찰서의 월례 점검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난 것이다. 내사 보고서에 따르면 윌밍턴 경찰서 소속 한 경관이 파이너가 모는 순찰차를 점검을 하던 중 세 사람의 발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우연히 재생했다. 녹취 파일은 2시간 분량이었고, 세 경관이 인종 차별 발언이 나온 것을 확인한 이 경관이 상부에 보고해 내사가 시작됐다.
외신이 보도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파이너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경찰의 인종 차별 행태를 놓고 비판이 높아지는 데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경찰이 무릎에 목 졸려 숨진 흑인을 달래는 데만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너의 이런 발언에 길티모어는 “이제 백인이 흑인을 숭배한다”고 답했다.
무어는 또 파이너와 통화에서 자신이 체포한 흑인 여성에 대해 “검둥이”라고 말했다. 또 시의 한 흑인 판사에 대해 “니그로(Negro) 치안 판사”라며 욕설을 섞어 말하기도 했다. 파이너는 이 외에도 흑인들과 내전을 벌여야 한다면서 돌격소총을 구입할 계획이라며 “흑인들을 지도 상에서 지워내기 위해 학살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 경관은 녹취 파일에 담긴 목소리가 자신들이 맞는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다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연일 이어지는 시위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변명하면서 자신들이 인종 차별주의자는 아니라고 진술했다.
[김명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