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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이상직 일가 주식 취득 합법…근거없는 의혹 보도 중단해달라”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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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거액의 차익은 커녕 실질적 이익 전혀 없는 상태” / 노조 “5개월 임금체불…제주항공·이스타항공 서로 책임 미뤄”

세계일보

이스타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8’ 항공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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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이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을)에게 책임지라며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측은 “근거없는 의혹 보도를 즉각 중단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JTBC는 전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이수지 대표가 100억원대 주식 매입 자금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며 출처가 의심스럽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007년 이 회사를 설립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이다.

이스타항공은 25일 “이스타홀딩스의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자금 확보는 사모 펀드와 협의를 통해 적합한 이자율로, 주식 거래도 회계법인과 세무법인이 실시한 각각의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에 근거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시를 참조하면 이스타홀딩스는 수년에 걸쳐 보유한 항공 지분 매각 대금을 통해 사모 펀드에서 조달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했다”며 “제반 거래과정에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세금도 성실히 납부했다”며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과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결과 (이 의원 일가가) 막대한 차익을 얻을 것이란 일련의 보도는 사실관계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거액의 차익은커녕 이스타홀딩스는 실질적 이익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이스타홀딩스가 이번 M&A 과정에 매각 예정인 보유 이스타항공 지분은 전체의 38.6%(410억여원 추산)로 오히려 M&A가 성사되면 계약 후 발생될 소송과 세무조사 과징금 등 확정 시 발생될 우발 채무를 위한 전환사채(CB) 담보 제공, 주식 매각에 따른 세금, 이스타홀딩스 보유 부채 상환, 그리고 최근 체불임금 110억원까지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타홀딩스가 이 같이 부담해야 할 제반 비용은 매각지분 가치를 웃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은 또 “이번 M&A는 이스타홀딩스에게 말 그대로 ‘마이너스 딜’과 별반 다름이 없는 결과”라며 “이번 보도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스타항공의 경영 사정을 감안하면 근로자의 고용 유지는 사실상 두 가지 전제하에 가능하다”며 “제주항공과의 M&A가 최종 마무리 되거나, 정부의 LCC(Low Cost Carrier) 지원 프로그램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형편에서 근거없는 보도는 정부의 긴급 지원은 물론이고, M&A 타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15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로 직결된다는 게 이스타항공 측 우려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보도는 회사와 임직원들에게 회복 불능의 피해를 안겨줬고, 부득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우선 정정 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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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반면 이스타항공 노조는 5개월째 임금 체불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 의원의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노조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어 매각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급기야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을 포기하라는 파렴치한 요구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사들의 경영이 어려워진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애경 그룹 자회사인 제주항공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월 애경 그룹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경영난이 나아지지 않은 이스타항공은 전직원을 상대로 급여 중 40%만 지급했으며, 최종구 대표이사가 입장문을 통해 직원들의 임금체불을 고지한 바 있다.

더불어 임원 임금을 30% 반납하고 직원의 근무일·시간을 단축하는 등 자구안을 시행했지만, 코로나 19를 우려한 소비자가 줄줄이 예매했던 항공권을 취소하면서 임금체불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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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몇몇 언론은 이 의원(사진)이 이스타항공을 제주항공에 매각하면서 대금 수백억원을 챙기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자본금 3000만원에 불과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입해 최대 주주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자금 100억여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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