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나선 이스타항공 "이상직 의원 일가 주식 취득 적법, 매각해도 손해"

체불 임금 문제로 제주항공(089590)과의 인수 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이 대주주의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자금 출처 의혹 등에 대해 "진정성을 호도하지 말아달라"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주식매매계약 시한 만료를 사흘 앞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과 일가에 '거액 차익' 의혹 등이 쏟아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관련 계약서와 계좌 거래 내역을 함께 공개하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스타항공은 25일 입장 자료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의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자금 확보는 사모펀드와 협의를 통해 적합한 이자율로, 주식거래도 회계법인과 세무법인이 실시한 각각의 기업가치 평가보고서에 근거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이스타항공 제공

이어 "이후 이스타홀딩스는 수년에 걸쳐 보유한 항공 지분을 매각해 사모펀드에서 조달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했다"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도 없었다"고 했다.

이는 자본금 3000만원에 불과한 이스타홀딩스가 설립 1년도 지나지 않아 100억원을 들여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매입한 데 대해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의원의 딸 이수지(31) 이스타홀딩스 대표 겸 이스타항공 상무와 아들 이원준(21)씨가 각각 33.3%, 66.7% 등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사측은 이스타항공 노조가 "당시 이스타홀딩스가 자금을 차입한 회사는 모두 페이퍼컴퍼니로 돌려막기를 했고 이상직 의원 쪽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금전 소비대차 계약서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이스타항공이 공개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매각 후 막대한 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측은 "이스타홀딩스가 매각 예정인 이스타항공 지분은 전체의 38.6%로 410억여원으로 추산된다"며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계약 이후 발생할 소송과 세무조사 과징금 등 확정시 발생할 우발 채무를 위한 전환사채(CB) 담보 제공, 주식매각에 따른 세금, 이스타홀딩스 보유 부채 상환 등을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항공에 체불 임금 250억원 중 110억원을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하겠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제주항공에서 이를 받아들이면 110억원도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할 이들 제반 비용은 매각지분 가치를 상회한다"며 "이번 인수합병은 이스타홀딩스에 말 그대로 마이너스 딜과 다름 없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임금이나 항공기 리스비는 물론 임대료, 통신비(시스템 사용료) 등 기타 고정비도 모두 체납 중이다. 제주항공과의 협상에 실패하면 사실상 파산 위기에 처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경영 사정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고용 유지는 사실상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최종 마무리되거나 정부의 저비용항공사(LCC) 지원 프로그램에 포함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며 "직원 1500명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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