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서 "정부, 국토보유세 자신 없으면 겁 없는 나에게 넘겨달라"
이재명〈사진〉 경기지사는 최근 코로나 사태 대응이나 기본소득 도입 논의 등 주요 현안을 두고 행보가 비교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두고 "왜 이재명은 눈에 띄고 내가 한 건 눈에 안 띄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억울할 수 있고, 자꾸 (저와) 비교되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위기에 유용한 존재라 어려운 상황에서 눈에 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4일 취임 2주년을 앞두고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과 자주 비교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인생 선배, 인권 변호사 선배, 시민운동도 선배이시고 시민운동과 정치 입문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셔서 모셔야 할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도 두 사람의 정책적 차이가 결국 효과에서 차이를 드러내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정책이 "(박 시장의 정책에 비해) 눈에 띄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 대응 국면에서 서울시와 경기도의 신천지 관련 시설에 대한 조치를 예로 들었다. 이 시장은 "박 시장은 '폐쇄 조치'를 했지만 저는 '폐쇄 명령'을 했다는 차이가 있다"며 "그런 점이 눈에 띄는 측면이 있어 (박 시장은) 억울하실 거예요"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의 정책이) 효과가 있으니까 잘한다는 측면, 한편으로는 남들이 안 하는 걸 하니까 포퓰리즘 행위라고 비난도 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성향이나 리더십을 두고 박 시장은 '농사꾼', 이 지사는 '사냥꾼'으로 비유하는 말도 나온다. 최근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이낙연 전 총리(28%)에 이어 2위(12%)였으나 박 시장은 불과 1%를 기록했다. 기본소득 논의에서 박 시장은 '전 국민 고용보험', 이 지사는 '전 국민 기본소득'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해 정부가 지방세기본법을 개정, 지방정부에 세율과 시행 여부를 위임하는 '기본소득형 토지보유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조세 저항 없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할 대안으로 국토보유세 도입을 주장해 왔다. 이 지사는 이날 "정부가 전국적으로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기 부담스럽고 자신이 없다면 시도에 넘기라"며 "나처럼 겁없는 사람에게 시키면 도민, 도의회와 협의해 할 자신이 있다"라고 했다.
또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려면 당당하게 증세를 얘기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있는 재원을 가지고 하자는 것은 (기본소득이 아니고) 안심소득"이라고 주장했다.
[수원=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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