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 앤 러블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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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인도에서 활발하게 판매 중인 미백크림이 검은 피부에 대한 반감을 키워 사회적인 차별에 기여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존슨앤드존슨도 자사 몇몇 브랜드의 미백크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니레버에 미백크림 '페어&러블리' 판매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지난 6월 초 기준 1만25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서에는 "이 제품이 인종차별주의를 내재하고 있으며 모든 소비자들 사이에 반흑인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인도에는 '백설공주 증후군'이라는 용어까지 있을 정도로 흰 피부에 대한 선망이 대단하다. 피부색이 흴수록 미남, 미녀로 인식되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미백크림을 많이 사용한다. 인도 미백크림 시장이 한해 수십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최고의 톱스타들이 광고 모델로 활동한다.
이 때문에 인도는 미국에 이어 유니레버 스킨케어 부문 2위 시장이다. 유니레버는 1975년부터 인도에서 해당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제품의 인기로 지금은 연간 5억6000만달러(약 67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대표 상품이 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BLM운동(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이 일어나면서 미백크림이 인종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최근 존슨앤드존슨은 판매 중이던 클린앤클리어와 뉴트로지나의 미백크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백크림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니레버사 소속 브랜드 도브가 흑인 여성이 자사 비누 제품을 이용한 뒤 백인이 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온라인에서는 '흑인 피부는 지저분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미백크림에 대한 논란이 최근 더욱 확산하자 앨런 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BLM 운동을 지지하며 회사의 브랜드를 이용해 인종차별에 기여하는 나쁜 고정관념을 깨겠다"고 밝혔다. 또 인도 젊은 여성들에게 교육 지원금을 제공하고 무료 온라인 강의도 지원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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