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재난지원금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소비자와 업계
생활서비스, 미용, 안경, 한우까지···망설였던 서비스, 제품 수요 증가
지난 5월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회복세를 띄고 있다. 소비자패널 880명을 대상으로 농촌진흥청이 설문 조사한 결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평소보다 소비가 늘었다는 응답자가 55.9%로 나타났다. 또한, 재난지원금 40% 미만 사용했다는 응답자는 52.3%로 재난지원금 사용 기한인 8월 말까지 소비 증대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재난지원금으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세탁 서비스, 안경, 미용, 패션 업계가 깜짝 호황을 누리고 있다.
◇ 철저해진 위생관리: 크린토피아 세탁 서비스 이용 증가
외부 오염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걱정이 이어지면서 위생 관리를 도와주는 생활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밀폐된 장소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장소 방문 후 옷을 깨끗하게 세탁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세탁 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것이다.
대한민국 세탁 업계 1위 기업 크린토피아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전월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발생 전인 1월 2만 3477명이었던 월간 사용자 수가 3월 3만 5351명까지 늘어나며 비대면으로 세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크린토피아 앱 사용량도 증가했다.
크린토피아 관계자는 “위생과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세탁을 위해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크린토피아 대부분 매장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 많은 분들이 이 기회를 이용, 미처 세탁하지 못한 의류 및 이불 등의 관리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 안경테 바꾸고 머리하고 소고기까지! : 골목상권 활기
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해 동네 상가,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골목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소상공인,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경기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상공인 체감경기 지수는 88.3, 전통시장 체감경기 지수는 109.2로 지난 4월 보다 각각 14.5p, 29.2p 상승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상가와 전통시장 이용이 늘면서 동네 미용실, 네일숍, 안경점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커트 손님이 많았던 미용실은 파마, 트리트먼트, 염색 등 가격 대가 있는 서비스 이용 손님이 방문하고 있으며, 목돈이 나가 망설이던 네일숍 회원권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안경점 또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교체주기가 긴 안경테를 교체하거나, 콘택트렌즈를 미리 구매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우 플렉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소고기 매출 또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농협 하나로마트의 하루 평균 축산물 판매량은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8억 6600만 원으로, 전 주 일일 평균 판매량 5억 5000만원과 비교했을 때 57%가량 증가했다. 돼지고기 일일 판매량도 3억 7600만 원으로 전주 2억 4600만 원보다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혼자서 즐기는 아웃도어: 자전거 매출 및 등산객 수 증가
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 조사 결과 1월 1일부터 3월까지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화된 ‘집콕’ 생활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답답함에 실내보다 코로나 감염 확률이 낮은 야외에서 등산, 트레킹, 사이클링을 즐기는 나홀로 운동족이 등장하면서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0%까지 줄어들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아웃도어 업계는 재난지원금 수혜를 누리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5월 1일부터 24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으며, K2는 29.8%, 코오롱스포츠 11.3% 증가했다.
1인용 이동 수단 및 언택트 운동으로 적합한 자전거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 자전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악자전거(MTB) 판매량도 같은 기간 27%나 증가했고, 전기자전거는 5% 판매량이 늘었다. 봄에 판매량이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작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