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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美 '큰바위 얼굴'도 사라지나… 인종차별 논란에 철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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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러시모어산에 새겨진 전직 대통령의 얼굴. 왼쪽부터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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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인사들의 동상 등을 파괴ㆍ제거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사우스다코타주(州)에 있는 ‘러시모어산(山)’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동상 철거가 확정된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얼굴이 산에 새겨진 탓이다.

러시모어는 사우스다코타에 있는 산이다. 이 곳에는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비롯,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전직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이 조각은 1927년부터 1941년까지 조각가 거즌 보글러와 인부 400명이 작업해 만든 것이다. 인구 90만에 불과한 사우스다코타주의 관광 증진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논란은 시어도어 루스벨트에 쏠리고 있다. 그동안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들은 미국 전역에 있는 남부연합 인사 등의 기념물에 대해 철거 운동을 해왔다. 미 버지니아주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맹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리치먼드 시내 동상 거리에서 철거할 예정이다. 뉴욕시는 자연사박물관 정문 앞에 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기마상 동상을 이전하기로 했다.

지난 22일에는 시위대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 있는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하려다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시위대는 쇠줄과 밧줄로 동상을 묶고서 받침대 위에서 끌어 내리려 했지만, 경찰이 최루액 스프레이를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하지만 러시모어산 조각상은 그 규모에서 동상 등 다른 기념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높이 1750m 산의 정상 부근에 새겨져 있으며 두상 크기만 18m에 달하는 거대한 조형물이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 놈 주지사는 공개적으로 대통령 조각상에 대한 수호 방침을 천명했다. 폭스뉴스와 더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놈 주지사는 정치평론가 벤 샤피로가 올린 “자, 우리의 깨인 사제들은 언제 러시모어 산을 날려버리자고 주장할 참인가?”라는 글을 23일(현지 시각) 리트윗하며 “내가 지켜보는 한 안 된다”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거들었다. 트럼프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념관을 파괴하는 사람은 최장 징역 10년에 처해질 수 있는 법안에 최근 서명했다”면서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되며, 적용에 예외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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