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곧 형사소송 제기할 듯… 트럼프 "감옥 갈 하류인생" 비난
그러나 볼턴이 계속 웃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측의 반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앞서 법원에 볼턴의 책 출판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는 기각됐다. 책 내용이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출판을 금지해도 별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볼턴은 국가 안보로 도박을 했다. 국가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자신을 민사적 (그리고 잠재적으로 형사적) 책임에 노출시켰다"고 했다.
국가 안보 관련 기밀을 다뤘던 전직 공직자는 책을 출간하기 전에 책에 기밀 정보가 포함됐는지 등에 대해 전(前) 소속 기관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볼턴은 책의 원고를 백악관에 보내긴 했지만, 백악관으로부터 기밀 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확인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영 라디오 NPR은 "책에 기밀 정보가 포함됐다는 판정이 나오면 볼턴이 미리 받은 인세 200만달러(약 24억원)를 포함한 책 수익이 날아가고,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볼턴은 그 책으로 징역형을 받을 위험도 있다"고 했다.
미 행정부는 볼턴에 대한 형사 소송을 조만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 "볼 장 다 본 음침한 놈(creepster) 볼턴은 감옥에 가야 할 하류 인생"이라고 썼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볼턴이 책에서 공개한 정보는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보리스 엡스타인 트럼프 캠프 전략고문은 USA투데이 기고문을 통해 "볼턴은 허가 없이 책을 출판해 법을 어겼고 소송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민주당 측 인사들도 볼턴에 대해 '기회주의자'라는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한일(韓日)담당관을 지낸 민타로 오바는 NK뉴스 기고문을 통해 "회고록의 의도가 볼턴이 자신을 바보들에 둘러싸인 영웅으로 묘사하려는 것이었다면 그는 실패했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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