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형사재판 증인 출석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 201호 대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재판장의 허가에 따라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측이 신청한 증인에 대한 심문이 진행됐다. 당초 피고인 측은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 장모 전 전투교육사령부 참모장, 백모 전 61항공단 203항공대장 등 당시 군 관계자 3명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들 중 백씨만 출석했다. 이 전 계엄사령관은 ‘수취인 불명’으로, 장씨는 ‘폐문 부재’를 이유로 증인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았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
증인으로 나선 백씨는 변호인 측 신문에서 “당시 항공대 소속 헬기(UH-1H) 10대를 지휘해 광주로 출동했으나 무장하지 않았다. 헬기 사격 지시를 받은 적도 없고, 헬기 사격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출격 당일인 5월 21일 전남도청 인근을 정찰 비행하고 상무충전작전이 있었던 27일 무력시위 비행을 한 적은 있으나, 전일빌딩에 사격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1일 정찰 비행 때 피격돼 동체 뒤편에서 5발의 흔적을 확인했다”며 “이 때문에 전남도청으로 병력 수송 계획이 취소됐으며, 이후 광주시내에서 저공 비행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검사는 백씨에게 전교사가 5·18 이후 작성한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 내용을 제시하며 ”당시 헬기부대 임무에 ‘무장시위와 공중 화력 제공’이 들어 있는데, 이는 사격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백씨는 “우리 부대(UH-1H) 임무는 아니고, 다른 무장 헬기(500MD 등) 작전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백씨는 또 “당시 무장 헬기부대가 사격 요청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면서도 “무장 헬기부대장으로부터 실제 사격은 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7월 20일 열린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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