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살포 강행 예고에 ‘온도차’ / 통합당 “北 도발 예상하지 못해” /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요구 / 이인영·임종석 기용설엔 ‘태클’ / 현안 관련 여야 합동회의 제안 / 민주 내부서도 “대북 대응 안이” / 김홍걸 ‘폭넓은 쇄신 인사’ 촉구
박진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외교안보특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북결의안을 마련했다. 특위는 결의안을 22일 비대위에 보고한 뒤 당론으로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위 위원장인 박진 의원은 회의에서 “정부는 북한의 이번 도발을 제대로 예상하지도 못했고 대응에도 허둥지둥했다”며 “국민과 언론은 대북관계 파탄과 대미외교 실패의 책임을 물어서 외교안보라인을 쇄신하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권 일각에서 북한의 노골적 도발에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며 ‘타협’ 메시지를 보내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의 강력한 인적 쇄신을 주문했다.
특히 새 통일부 장관 인사와 관련해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여러 사람이 있는데, 북한의 노골적 도발에 더욱 유화적인 자세로 타협하겠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나가선 안 된다”며 “지금보다 낮은 자세로 북한 눈치를 보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닌가 우려도 나온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나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철책에 걸린 ‘대북전단 살포 중단하라’ 국내 탈북자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 방침에 맞서 북한이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하면서 접경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인근 철책에 ‘전단행위 살포 등 적대행위를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파주=남정탁 기자 |
박근혜정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지낸 조태용 의원은 유엔 대북제재에 충실히 동참하는 방안과 함께 한·미연합훈련 재개, 한·미 전시작전권 전환 재검토 등을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 차장 출신인 신원식 의원은 “당장 해야 할 것이 미사일방어망(MD) 구축”이라며 “중국에 약속한 ‘3불정책’(사드 추가 배치 않는다,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하지 않는다, 한·미·일 군사동맹 맺지 않는다)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지금이라도 북한의 도발시나리오에 대한 단계적 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야당과도 협력해야 한다면서 외교안보 현안 관련 여야 합동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폭넓은 쇄신인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현 외교안보라인은 미국과의 관계 악화만 두려워하며 (북·미)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대북 관계에) 손놓고 있었던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은 대북관계 개선 의지가 있었지만 실무선에서 참모들이 받쳐주지 않아 신년사와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빈말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안보라인 교체 폭이 넓을수록 좋다”며 “현재 북한과는 우리가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北서 공개한 文 대통령 비방 대남전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대남전단을 담은 비닐봉지에 담배 꽁초들이 섞여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한편 여야는 전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남 전단 살포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온도차를 보였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저열한 내용이 담긴 전단 살포는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을 행태”라며 “대북전단 문제를 확고히 해결하겠다. 북측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모욕을 당했는데 말로만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며 ‘말로만 발끈’ 이후에 잠잠한 청와대”라며 “북한에 왼뺨을 맞고도 오른뺨을 내미는 일관된 저자세”라고 정부 대응을 꼬집었다.
장혜진·이현미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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