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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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경질당한 존 볼턴이 미 정치권에서 논란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거론하며 비판한 내용이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을 통해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됐기 때문이다.
WP 보도가 나온 뒤인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이 책에서 쓴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조로 연속으로 트윗을 쓰며 볼전 전 보좌관에 대한 맹폭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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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볼턴 비난 '폭풍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끔찍한 평가를 받고 있는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를 집대성한 것으로, 모두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며 "내가 했다는 그의 모든 어처구니없는 진술들은 결코 없었던, 순수한 소설(never made, pure fiction)"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볼턴은 병든 강아지처럼 해고된 것에 대해 복수를 하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지는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북한과 협상이 틀어진 것은 모두 볼턴 전 보좌관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Wacko) 존 볼턴이 나서면서 북한에 '리비아 모델'을 제안했을 때 모든 지옥이 터졌다"며 "우리랑 아주 잘 지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went 'ballistic', just like his missiles), 그(김정은)는 볼턴이 옆에 있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볼턴 전 보좌관을 꺼려했다는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만도 했다"고 덧붙여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으로 존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했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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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볼턴이 했던 모든 말 중 가장 바보스러웠던 건, 심지어 지금도 북한과의 관계를 매우 나쁘게 돌아가게 하고 있다"며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볼턴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죄송하다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바로 그때 해고했어야 했는데!"라고 덧붙였다.
앞서 WP,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한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외교 성공확률을 '제로(0)'라고 깎아내렸다고 한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의 책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비하하는 쪽지를 써서 자신(볼턴)에게 몰래 보여줬다는 내용과 북미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통화를 듣고 심장마비가 올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밝힌 이같은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대북협상을 총괄하는 인물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확고히 갖고 있었다는 일종의 폭로가 된다. 이같은 주장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을 '미치광이' 등으로 비난한 것이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고한.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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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이 북한과의 협상 어렵게 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반박'을 종합하면, 리비아 모델을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도입하려 한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과의 협상을 망쳤다는 주장이다.
리비아 모델은 먼저 핵을 포기하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보상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2003년 3월 당시 리비아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모든 대량살상무기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지만,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났다가 사살됐다. 카다피 체계가 무너진 셈이어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북전략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은) 북한과 협상에서 그것(리비아 모델)을 사용해 왔다"며 "김 위원장은 볼턴과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볼턴 전 보좌관의 대북전략을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윗에 쓴 "볼턴이 했던 모든 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등 발언은 볼턴 전 보좌관의 이같은 전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그 일이 있었던 방―백악관 회고록』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23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뿐만 아니라 이란 등 문제에 대해서도 군사행동을 선호하는, 미 외교·안보분야에서 '슈퍼 매파'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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