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독 법사위 이례적 풍경
“장관, 한명숙 사건 더 개입을” 압박
추 “모욕적” 질의 끝까지 쏘아봐
야당 “여당 법사위 강탈목적 드러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아래 사진)이 ’장관 같은 분도 검사들과 일하다 보면 검사들에게 순치되는 것 아닌가“라며 발언하자 추 장관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업무의 진지성을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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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압박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윤 총장의 ‘수족’을 다 쳐내는 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법제사법위원들은 그러나 미흡하다고 봤다. ‘강성(强性)’으로 구성됐다는 세평대로였다.
이 때문에 추 장관과 여당 의원들이 언성을 높이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18일 민주당이 연 국회 법사위에서의 모습이다.
이날 질의한 민주당 의원 9명 중 8명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두고 검찰을 비판했다. 특히 대검찰청이 해당 사건을 대검 감찰부에서 서울 중앙지검 인권감독실로 넘긴 것을 거론했다. 이들은 추 장관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이었던 최기상 의원만 한 전 총리 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 출신인 소병철 의원은 추 장관과 충돌했다.
▶소병철 의원=“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가관이다.”
▶추 장관=“나도 옹호하고 있지 않다.”
▶소 의원=“법무부 장관이 주저하니 검찰총장과 감찰부서장끼리 서로 싸우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 이게 봉숭아 학당인가. 감찰에 간섭하느냐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
▶추 장관=“어제도 장관 지시 공문이 내려간 바 있다.”
다음 질의를 한 검찰 출신 송기헌 의원도 역시 추 장관을 몰아세웠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장관 같은 분도 검사들과 일하다 보면 검사들에게 순치되는 것 아닌가“라며 발언하자 추 장관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업무의 진지성을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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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장관 같은 분들도 검사들과 같이 일하면 검사들에게 순치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조금 했다. 지나친 이야기인가.”
▶추 장관=“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채널A 기자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검사장과 관련해 추 장관이 앞서 “압수수색이 됐으니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답한 것에 대해선 송 의원은 “장관이 5개월 전(장관 임명 전)이라면 절대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추 장관은 “질문을 통해 업무의 진지함이나 이런 걸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려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거 아니다”고 했다. 안경을 벗더니 굳은 표정으로 송 의원의 질의가 끝날 때까지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곤 이렇게 말했다. “(송) 의원도 다 검찰이었고 다 책임이 있다. 단정짓지 말기 바란다. 굉장히 모욕적이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도 추 장관을 향해 “그 기개와 강단과 결기가 어디 갔느냐”고 했다.
한편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법사위 강탈 목적이 사법부 장악을 통한 ‘한명숙 구하기’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일하는 국회를 외치던 민주당은 회의 시작하자마자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며 “국론을 분열시키는 비열한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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