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측 "총격은 정당" 항변
게릿 롤프(왼쪽) 전 경관과 데빈 브로스넌 경관./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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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패스트푸드 가게 근처에서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27)에게 총을 쏜 경찰이 중죄 모살(felony murder) 등 11개 혐의로 기소됐다. 중죄 모살은 방화, 강도 등 중범죄의 결과로 사람이 죽었을 때 처해지는 혐의로, 살인죄와 달리 의도성 여부를 따지지는 않는다.
◇ 총격 후 발로 차고, 어깨 밟아
미 CNN 등은 17일(현지 시각) “풀턴카운티 폴 하워드 검사가 이날 브룩스에게 발포한 게릿 롤프 전 경관은 중죄 모살 등 11개 혐의로 기소했으며, 함께 출동한 데빈 브로스넌 경관은 가중폭행죄 등 3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롤프는 사건 후 해고됐다. 하워드 검사는 “발포 후 롤프는 “내가 잡았어”라고 말하며 죽음과 사투를 벌이던 그를 발로 찼고, 브로스넌은 브룩스의 어깨를 밟고 섰다”면서 “경관들은 브룩스가 총상을 입은 지 2분이 지나도록 응급 처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브로스넌은 주 정부 측 증인이 되기로 동의했다”며 “이같이 중요한 사건에서 경관이 주 정부에 협조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롤프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레이샤드 브룩스의 미망인인 토미카 밀러는 모든 것이 제대로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고통스럽다”며 “아버지의 날이 다가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편이 아직 여기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브룩스는 사건 당일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큰딸을 비롯해 2살, 1살 등 세 딸과 13살인 의붓아들을 뒀다.
레이샤드 브룩스의 미망인인 토미카 밀러(가운데)가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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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측 “위험한 상황 총격은 정당”
롤프 측 변호사는 성명에서 “총격은 정당했다”며 “당시 롤프의 목숨뿐 아니라 주차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목숨도 위험했다”고 주장했다. 경찰노조인 FOP의 콥카운티 지부 스티븐 게이너 위원장도 CNN에 “조지아 법은 대중에게 위협이 가해질 경우 현장 경찰관에게 법에 따라 발포할 권한을 부여한다”고 항변했다. 그는 “상대에게 뺏긴 곤봉이나 테이저건은 경찰의 무기를 빼앗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뺏긴 즉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라고 교육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경찰들이 차와 면허증을 통해 브룩스의 신분을 확인한 상황에서 도망가는 브룩스를 향해 총기를 사용한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발포할 것이 아니라 뒤를 쫓으면서 지원을 요청해 체포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NBC뉴스에 따르면 롤프는 2016년 9월 총기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레이샤드 브룩스 사건은 지난 12일 밤 패스트푸드 가게 웬디스 근처에서 일어났다. 음주 후 차에서 잠들었던 브룩스는 출동한 경찰관이 체포하려 하자 경찰 테이저건을 빼앗아 달아나다 총 두 발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다. (관련 기사 : 테이저건 들고 도망가자 탕탕탕… 딸의 생일에 숨진 흑인아빠) 해당 사건 현장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며 에리카 실즈 애틀랜타 경찰서장은 사임했고, 성난 시위대에 사건이 일어난 웬디스가 불타기도 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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