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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볼턴의 폭로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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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일부 공개… "폼페이오, 트럼프는 거짓말쟁이라며 쪽지"

조선일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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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 지원을 부탁하며, 인권 유린 상황에 눈감았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도 전했다.

◇ “국익보다 재선이 더 중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17일(현지 시각)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 존 볼턴 보좌관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방: 백악관 회고록’의 요약본을 게재하고 “존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은 한결같이 국익보다 자신의 재선과 가족의 행복을 우선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WSJ는 “볼턴은 백악관에서 사법 방해는 생활 방식이었다고 묘사하고, 트럼프가 좋아하는 독재자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고 비난했다”면서 “그는 트럼프를 놀랍도록 무식하다고 묘사했다”고도 전했다.

볼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해 자신의 재선 승리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주석에게 “당신은 300년 만에 최고의 중국 지도자”라고 했다가 몇 분뒤에 “중국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농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의 콩과 밀 구매 확대가 선거 결과에서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면서 “정부의 사전 검토 과정에서 트럼프의 정확한 발언은 빠지게 됐다”고 했다. 볼턴은 이와 관련 “트럼프는 위구르 이슬람교도를 위한 수용소를 계속 짓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농업 지역(farm states) 유권자를 위해 중국에 농산물 수입을 요구하고 인권 유린에 눈 감았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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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볼턴 당시 보좌관이 바라보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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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핑은 시간 낭비”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직전까지 몰았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선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의 음모론에 기반을 둔 환상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를 무너뜨리려고 했다. 빌어먹을 그들을 돕는데 관심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볼턴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풀어주도록 대통령을 설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보 브리핑은 시간낭비였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는 보고를 듣기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말하는 데 쓰고, 참모들 간에 이간질하기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한 번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당시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에 대해 외설적인 말을 했다고 볼턴에게 알렸다는 일화도 전했다.

◇ “영국 핵보유 사실도 몰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도 전했다. 볼턴은 ABC뉴스에 “푸틴은 아주 영리하고, 터프하다. 그는 위험하지 않은 적과 마주했다는 걸 아는 거 같았다”며 “그는 트럼프를 바이올린처럼 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측근마저 뒤에서는 그를 조롱했다고도 전했다. 2018년 김정은과 정상회담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하하는 쪽지를 건네며 “그는 거짓말쟁이(full of shit)”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 달 뒤 폼페이오는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무시하며 “성공 확률 제로”라고 단언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식과 관련한 부분도 언급됐다. 트럼프는 영국이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고, 핀란드가 러시아의 일부인지를 묻기도 했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백악관 근무 시절 언제나 노트를 들고 다니며 주요 회의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꼼꼼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6일 회고록이 기밀을 다루고 있다면서 출판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날에는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관련 기사 : 뭘 숨기려고...트럼프 행정부, 볼턴 회고록 출간 막으려 소송, '메모광' 볼턴 회고록에 떠는 트럼프..."출판하면 형사책임")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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