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미국 휩쓰는 ‘개미투자 광풍’ …블로거가 단타 생중계 ‘도박판 증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액투자자 이용 무료거래 앱

1분기만 300만 계좌 신설

스포츠 블로거 출신 포트노이

390만 팔로워에 단타 생중계

‘파산주’‘동전주’ 투기 부추겨


한겨레

데이브 포트노이 트위터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개인 주식투자 열풍의 진원지인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와 데이 트레이딩을 부추기고 있는 스포츠 블로거 데이브 포트노이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거래 수수료가 무료인 로빈후드는 올해 1분기에만 300만 개가 넘는 신규 계좌를 개설해 미국의 4대 온라인 증권사를 앞질렀다. 현재 계좌 수는 약 1300만개로 대부분 개인이다. 로빈후드는 외부 데이터 추적 프로그램(로빈트랙)을 통해 정보를 차트로 만들어 제공한다. 특히 ‘분할 주식거래’ 방식 도입이 소액투자자를 끌어들였다. 주식을 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쪼개 고가의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면 투기적 거래를 부추기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1달러도 안 되는 ‘동전주’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시타델증권에서 주가가 1달러 미만인 29개 종목의 최근 5거래일(6월2일~8일) 추이를 분석해보니 평균 8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달 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렌터카 업체 허츠 등 ‘파산주’에 뛰어든 개인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 주식투자 열풍의 근본원인은 역대급으로 커진 시장 변동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40년대 이후 일별 최악의 하락률 1위(3월16일 -12%)와 2위를 석권함과 동시에 최고의 상승률도 2위(3월24일 9.4%)와 3위를 차지했다. 지난 7년 동안 일별 지수가 3% 이상 변동한 날은 8번인데 반해 올해는 26차례나 됐다.

경제봉쇄로 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는 상황도 젊은이들을 증시로 몰려들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는 전문 도박꾼도 적지 않다.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수백만명의 도박사들이 주식시장에서 데이 트레이더로 변신했다”고 분석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스포츠 블로거인 데이브 포트노이다. 그는 390만명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 데이 트레이딩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포트노이는 미시간대 교육학과를 나와 2003년에 도박 주간지(바스툴)를 창간했다. 그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주식을 사 본적은 단 한 번이었다고 한다. 포트노이는 최근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을 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위터에서 “버핏은 훌륭한 분이지만, 주식 투자에서는 이미 한물갔다. 이제는 내가 대장”이라고 했다. 버핏의 항공주 손절매들 두고 자신이 항공업종이나 크루즈에 대해 옳은 판단을 내렸다면 십억 달러를 벌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마켓워치>는 “포트노이와 같은 광적인 인물의 등장은 지금 증시가 얼마나 감정적이고 극단에 치우쳐 있는지를 상징한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뉴스판 한겨레21 구독▶2005년 이전 <한겨레>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