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회고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출판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변선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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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보좌관의 출판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은 오는 23일 출간 예정이다.
법무부 명의로 제기된 소송의 핵심은 볼턴이 백악관에 고용 될 당시 약속했던 기밀누설 금지 계약을 어겼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직책을 맡을 때 고용 조건으로 합의를 했으면서, 일방적으로 기밀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며 국가를 위험에 빠트리려 한다"고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나서 "그가 책을 출간한다면 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볼턴 측의 생각은 다르다. 기밀누설 금지 규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검토를 했다는 것이다.
볼턴 측 변호사는 "정부가 건 소송을 검토하고 있으며 적절한 때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CNN에 밝혔다. 또 "백악관이 오직 정치적인 이유로 이 책의 발간을 막으려 한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회고록을 쓴 것은 존 볼턴 전 보좌관 뿐이 아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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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강경 매파인 볼턴은 지난 2018년 4월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됐다. 하지만 대북 정책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9월 물러났다. 이후 언론 인터뷰와 콘퍼런스 등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정책을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판금지 소송' 카드까지 쓴 것은, 오는 11월 대선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단 거센 비판에 더해,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까지 일며 '반(反) 트럼프' 분위기가 형성되자 더욱 조급해졌다.
이미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가 볼턴의 책 내용 일부를 보도하면서 논란이 컸다. 전체 내용이 공개되면 파문이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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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방장관부터 친조카까지…. 대선 영향 미칠까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부 장관. 그 역시 회고록을 통해 우회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한 바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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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회고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동의 미군 철수 등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역시 지난해 9월 『콜사인 카오스(CALL SIGN CHAOS)』를 냈다.
그는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전통적은 동맹은 매우 중요하며 미국은 동맹 없이 갈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때문에 동맹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정책을 매티스가 에둘러 비판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앞서 2018년에는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라는 제목의 책을 내놨다. 백악관 인사들을 두루 취재해 쓴 책이라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기도 했다.
그밖에 전직 백악관 관료 오마로자 매니골트 뉴먼도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폭로했고, 저널리스트 마이클 울프는 백악관 관련 인사들을 인터뷰해 낸 책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로 서점가를 휩쓸기도 했다.
대통령의 친조카인 메리 트럼프 역시 오는 8월 트럼프를 저격하는 책을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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