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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文정부 남북화해 상징이 폭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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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한민국 자산인 연락사무소 폭파… 김여정 경고 3일만에 강행

북한이 16일 오후 2시 50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북한이 4·27 판문점선언(2018년)의 상징물인 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은 문재인 정부 3년의 대북 정책을 부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남북 관계가 평창 이전의 '화염과 분노' 국면으로 뒷걸음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일보

북한이 16일 오후 2시 50분쯤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문을 연 것으로, 2005년 개소한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개·보수한 것이다. 왼쪽은 지난해 5월 경기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연락사무소 일대의 모습. 사진 왼쪽의 외벽이 유리로 된 낮은 건물이 연락사무소(원 안), 오른쪽 높은 건물이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다. 오른쪽은 16일 오후 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순간을 우리 군이 감시 장비로 포착한 화면이다. 폭발의 충격으로 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한 주위 시설물까지 피해를 보았다. /연합뉴스·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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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후 4시 50분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몽땅)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며 "16일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2시 50분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인근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관측했다. 판문점선언에 따라 2018년 9월 개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기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보수한 것으로, 건립·보수에 우리 정부 예산 180억원이 들어간 대한민국 정부 자산이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과거 북한군 주둔지였던 금강산·개성공단 지역에 군대를 투입하고, 9·19 남북군사합의(2018년)에 따라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GP(최전방 감시소초)를 재무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김여정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다음번 대적(對敵)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밝힌 대로다.

북한군이 재주둔할 경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금강산 관광시설과 개성공단이 철거·파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이 밖에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김여정), 대규모 대남 삐라 살포(총참모부) 등을 예고한 상태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국방부도 "북한이 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연락사무소 폭파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위"라며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3시 40분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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