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위기] "남북관계 이미 수습 못할 지경… 對南보복은 확고한 국론"
김여정은 담화에서 "나는 위원장(김정은)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 사업 관련 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 평화 프로세스의 대표적 치적으로 내세우는 연락사무소 폭파 쇼를 통해 남한 정부에 대한 타격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2년전 연락사무소 개소식땐… - 2018년 9월 14일 조명균(앞줄 왼쪽) 당시 통일부 장관과 북한 리선권(앞줄 오른쪽)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북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현판 제막식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이라며 ‘군사 행동’까지 시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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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담화에서 "(대남) 보복 계획들은 우리 내부의 국론으로 굳어졌다"고 했다. 대남 군사적 행동에서 남북 관계 여하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도 지난 12일 담화에서 "북남 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남주홍 전 국정원 차장은 "대남 도발 의지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여정이 "대적 행동 행사권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 한다"고 한 것도 주목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만간 군부의 험악한 대남 담화와 함께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위한 군사 도발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탈북 단체가 6·25 즈음에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한 가운데 풍선을 향해 고사총이나 포격을 가하고 '9·19 군사합의' 위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군부가 관리하는 지역인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지역 내 남측 시설에 대한 철거를 통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NLL 인근 해안포를 다시 개방하고, 포 사격이나 훈련 재개를 통한 긴장 조성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판문점 견학이나 우리 측 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조성 사업에도 위협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남주홍 전 차장은 "단거리 미사일, 방사포 시험 발사 및 꽃게 철을 맞아 NLL 지역에서 도발 등 9·19 군사합의 파기를 위한 명분 축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선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의원이나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한 박상학씨 등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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