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암·피부암으로 2년 날린 투수 오제, 메츠에 지명
두 번의 암을 극복한 투수 에릭 오제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의사 선생님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던 에릭 오제(23)는 2018년 5월 병원에서 자신이 고환암에 걸렸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의사에게 웃으면서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21살에 암에 걸린다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오제는 현실을 깨닫고는 곧 아기처럼 울었다고 회상했다.
수술을 받고 나서 오제는 '자, 이제 암은 다 치료했다. 이제 재활해서 다시 야구로 복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피부암에 걸렸다는 말을 들었다.
두 번째 암에 걸렸다는 것은 오제에게 더 가혹하고 절망적인 소식이었다.
두 번의 암을 치료하느라 오제는 12㎏이 빠졌다.
그러나 오제는 야구 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018년과 2019시즌을 수술과 재활로 날렸지만, 2020년에는 뉴올리언스 대학교의 우완 투수로서 19⅔이닝을 던져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며 건강함을 입증했다.
그 결과 오제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뉴욕 메츠의 지명을 받았다.
올해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40라운드에서 5라운드로 축소돼 열렸다.
오제는 5라운드에서 전체 160명 중 150번째로 지명을 받았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13일 "오제는 두 번의 암과 수차례의 수술을 극복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현재 오제의 키는 193㎝, 몸무게는 체중 88.5㎏이다.
메츠의 국제·아마추어 스카우팅 부문 부사장인 토미 태너스는 "그만두지 않을 선수다. 그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오제의 투지를 극찬했다.
이어 "우리의 스카우트들은 오제의 스플리터에 반했다. 그는 묵직한 직구와 스플리터를 던진다.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며 야구 실력도 높이 평가했다.
오제는 NOLA닷컴 인터뷰에서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암에 걸린 게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열망이 더욱 불탔기 때문이다.
그는 "암에 걸리면서 내가 얼마나 이 꿈을 원하는지 깨달았다"며 인간승리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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