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 경찰에 과잉 진압당한 경험…유킬리스는 팬들의 흑인 차별에 환멸
케빈 유킬리스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백인 경찰에게 목을 짖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에 반 인종차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타들도 인종차별 경험을 잇달아 폭로하고 나섰다.
13일(한국시간) MLB닷컴에 따르면, 박찬호(은퇴)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설 승리 도우미로 활약한 강타자 게리 셰필드는 이날 출간한 에세이 '두 유 빌리브 미 나우?'(Do You Believe Me Now·지금 나를 믿나요)에서 인종차별 경험을 공유했다.
1986년 12월 셰필드가 뉴욕 메츠 투수로 활약한 삼촌 드와이트 구든, 친구들과 사우스플로리다대로 농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였다.
셰필드는 구든이 이유 없이 검문을 받으면서 수갑에 채워진 채 땅에 내동댕이쳐졌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경찰들이 외삼촌을 괴롭히고 폭행하는 것을 봤다. 본능적으로 맞서려고 달려갔지만, 일이 잘되지 않았다. 나는 죽을 뻔했다. 경찰이 손전등으로 우리를 무자비하게 때렸다"고 폭로했다. 당시 셰필드와 구든 일행은 체포됐다.
당시 사건을 다룬 뉴욕타임스에서는 경찰이 '싸움으로 번진 일상적인 교통범죄'라고 설명했지만, 구든의 변호사 찰스 에를리히는 "구든이 왜 멈춰 세우느냐고 물었지만 경찰은 '닥쳐'라고 하며 머리를 때려 무릎을 꿇게 했다"고 전했다.
구든의 변호사는 "경찰이 과도한 힘을 사용했다. 5명의 피고는 모두 흑인이었고, 6명의 경찰은 모두 백인이었다. 인종차별주의가 관련됐다고 믿는 이유"라고 밝혔다.
셰필드는 2015년 마이애미로 자선골프대회에 가려고 롤스로이스 차를 타고 이동하던 길에 경찰에게 불법 수색을 당한 일도 있었으며, 당시 경찰은 상황을 촬영하던 자신을 저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살해당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한 현실은 내 이야기가 독특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런 일들은 특별하지 않다. 플로이드에 일어난 일은 내게도 너무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라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 게리 셰필드 |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이 펜웨이파크에서 원정팀뿐 아니라 홈팀의 흑인 선수들에게 인종 비하 발언을 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스턴의 스타 내야수였던 케빈 유킬리스는 최근 폭스스포츠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스턴 팬들은 나를 사랑했지만, 팀 동료와 팬 사이에 긴장 상황이 몇 차례 있었다"고 떠올렸다.
유킬리스는 "한 팬이 달려와서 우리 팀 흑인 동료를 향해 불쾌한 표현을 했다. 나는 화가 나 일어나서 그 팬에게 '그만하라. 당신이 싫다면 이곳을 떠나라'라고 말했다"며 "너무 화가 나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갈등 상황은 백인 선수가 경험하는 것과 똑같지 않다. 보스턴 팬들은 너무 거칠다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팬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가 그렇게 행동한다. 그 소수 집단이 너무 크다. 없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킬리스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으로 2004년과 2007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고 2007년에는 골드 글러브를, 2008년에는 행크 에런 상을 받았다.
앞서 토리 헌터는 보스턴에 원정 경기를 갔을 때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수차례 불리었다며 그런 불쾌한 경험 때문에 '보스턴으로는 트레이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모든 계약에 넣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 구단은 11일 트위터에서 "토리 헌터의 경험은 사실이다. 작년에 펜웨이파크에서 팬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보고가 7번 있었다. 선수들뿐 아니라 구장의 흑인 직원들도 그런 경험을 당했다"고 인정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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