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선수단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개막한 2020 프로야구는 무관중으로 진행되지만, 미국 최대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을 타고 130여개국에 소개되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KBO리그에서 너무 일찍 무너진 구단이 나왔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일요일 경기 뒤 한용덕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전체 일정의 20%인 3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14연패를 당하는 등 7승 23패로 최하위로 처지자 한 감독이 물러났다.
KBO리그에서는 지난해 시즌 중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과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데 이어 올해도 도중에 하차하는 감독이 나온 것이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프로스포츠 감독들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런데 성적 부진이 온전히 감독만의 잘못일까.
현대 야구에서 경기 운영은 감독의 역할이지만 선수단 구성은 프런트의 몫이 크다.
즉, 감독은 구단에서 모아 준 선수들을 데리고 야구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기본 실력이 떨어지면 아무리 용한 감독이라도 성적을 내기 어렵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투수와 타자가 '1대 1'로 대결하는 스포츠다.
1대 1 대결에서 타자 9명의 방망이가 헛돌거나, 5회까지 버티는 선발투수가 없다면 그 팀은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사퇴한 한용덕 전 한화 이글스 감독 |
최근 KBO리그에서 강팀으로 군림하는 구단은 '프런트 야구'가 돋보이는 팀들이다.
두산 베어스가 그렇고 키움 히어로즈도 대표적인 구단이다.
이 팀들은 타 구단보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에 적은 돈을 들이지만 최근 수년간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프런트에서 그만큼 선수 발굴과 육성을 잘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 팀들은 사실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팀 성적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반면 한화 이글스는 언젠가부터 '감독들의 무덤'이 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지도자였던 김응용·김성근·김인식 감독, 이른바 '그라운드의 3김(三金)'이 모두 한화에서 불명예스럽게 은퇴했다.
선수단 전력이 부실하면 '야신'이든, '야왕'이라도 이길 재주가 없다.
한화는 물러난 한용덕 감독 대신 최원호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KBO리그 역대 최다인 18연패 불명예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성적 부진에 책임져야 하는 것은 감독들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지만 프런트가 변하지 않으면 어떤 감독이 와도 한화 야구는 바닥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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