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한인 노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 인종차별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피해자의 손녀가 트위터에 올린 글. /트위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이 흑인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알토 경찰은 10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 사건을 노인학대 중범죄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정보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 돌고 있지만, 경찰은 용의자의 동기를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종적 동기에 의한 범죄인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의 손녀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가 "리알토 지역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이나 바이러스'(코로나 바이러스)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했다"고 썼다. 손녀는 파장이 커지자 트윗을 삭제했다.
.
경찰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버스 안에서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아니고, 인종차별적 발언도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재조사한 결과 용의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리알토 경찰국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해보면, 사건은 전날 오전 6시 30분쯤 리알토 시내의 버스 정류장 앞에서 벌어졌다. 한인 노인의 주장은 서 있던 자신을 누군가 뒤에서 밀쳤고, 인도와 차도 사이 경계석에 부딪혀 얼굴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오보(misinformation)를 올린 가족도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앞서 아시아계 미국인 관련 뉴스매체인 넥스트샤크는 경찰이 피해 할아버지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가 검은색 후드에 흰색 바지를 입은 흑인 남성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손녀의 트위터를 인용해 피해 할아버지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손녀는 이 사건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트위터에 새로 글을 올려 "이번 일로 한인과 흑인의 대결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녀는 "많은 사람이 이번 일을 아시아계와 흑인 간의 대결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제발 서로가 미워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썼다. 보도가 이어지자 "할아버지 사건이 이렇게 뉴스에 소비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그는 결국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바꿨다.
[오경묵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