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서 뛰면서 '공격 농구' 선봉, 감독으로서도 공격 농구로 승부
"모교에 사표 내고 왔다. 다른 팀 선수들도 LG 오고 싶게 만들겠다"
프로농구 LG 조성원 감독. |
(이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어차피 전승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졌다고 죄인처럼 고개 숙이는 걸 제일 싫어해요."
프로농구 창원 LG의 신임 사령탑 조성원(49) 감독이 '즐겁고 신나는 공격 농구'를 내걸고 2020-2021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2019-2020시즌을 9위(16승 26패)로 마친 뒤 현주엽 전 감독이 자진 사퇴, 조성원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LG는 1일부터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 선수단이 모여 비시즌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4월 LG 사령탑에 선임된 조성원 감독은 당시 '18년 만에 LG 복귀'로 화제가 됐다.
현역 시절 '캥거루 슈터'로 이름을 날린 조 감독은 2000-2001시즌 평균 25.7점을 퍼붓는 가공할 득점력을 앞세워 LG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자신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LG 선수 최초로 정규리그 MVP 영예를 안은 조 감독은 이후 서울 SK와 전주 KCC를 거쳐 2006년 은퇴했다. 그리고 2002년 이후 18년 만에 다시 LG에 감독으로 금의환향했다.
LG에서 현역으로 뛸 당시 조 감독은 2000-2001시즌 국내 선수 득점 1위, 경기당 3점슛 3.84개 등 맹위를 떨쳤고, 이 시즌의 LG 정규리그 팀 평균 득점은 무려 103.3점이나 됐다.
LG에서 선수로 뛸 당시의 조성원 감독. |
프로농구 사상 팬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공격 농구'를 선보였던 조 감독은 18년 만에 돌아온 LG에서 이번엔 감독으로 다시 한번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준비할 참이다.
조 감독은 "그게 원래 제 색깔이기 때문에 바꿀 생각이 없다"며 "제가 여자 프로나 남자 대학에서 감독을 했지만 이번엔 남자 프로 선수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접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면담도 하는 등 팀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제가 추구하는 농구를 잘 소화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져 있고, 노력을 많이 했겠지만 팀워크보다 선수들이 따로 노는 모습이 보였다"며 "제가 먼저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가 아니고 농구 선배로서 너희들에게 뭐든지 다 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물론 돈은 빼고"라고 농담하며 "선수들이 궁금한 점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분위기, 운동하다가 힘들면 소주 한 잔 같이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4월 취임 기자회견 당시의 조성원 감독. |
이달 중순 이후로 공을 갖고 하는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조 감독은 "트레이너들에게 순발력 있는 체력 운동, 민첩성 향상 쪽에 중점을 둬달라고 부탁했다"며 "누가 봐도 달라진 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는 LG의 숙원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그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하는데 일단 첫해 1차 목표는 6강"이라며 "우승이 목표라는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저는 우선 팀의 내실을 다진 이후에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특유의 침착한 목소리로 다부지게 말했다.
LG에 부임하기 전까지 모교인 명지대 감독을 맡았던 그는 "학교에서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된 자리였지만 LG라는 곳이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사표를 쓰고 나왔다"며 "앞으로 다른 팀 선수들도 LG에 가서 뛰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들겠다"고 남자프로농구 감독으로 첫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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