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전 교수./조선일보DB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AI 전문가’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에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아달라고 영입 제안을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그런데 이 교수는 지난 4·15 총선 때 논란이 됐던 차명진 후보의 이른바 ‘세월호 텐트’ 발언에 대해 “막말을 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언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후보자 토론에서 언급해 논란이 됐던 ‘세월호 ○○○’ 기사를 공유하며 “세월호 유가족 텐트속 ○○○을 몰랐던 국민들이 오히려 차명진이 막말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지지자로 보이는 한 페이스북 친구가 “수도권 후보들은 죽겠다고 하지 않으냐”고 하자 이 교수는 “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겠죠”라고 했다.
이 교수는 “반복적 ‘○○○’ 관계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충격적이지만 세상 살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어쨌든 그 슬픈 세월호 사건 유가족 텐트에서 엽기적, 포르노적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세월호 사건의 비극성을 더 부각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 텐트 ○○○ 사건은 분노해야 할 일이지 조롱해야 할 일이 아니다”며 “어떻게 아이들이 죽은 것을 추모하고 투쟁한다는 자리에서 ○○○을 하고 그러냐”라고 했다.
이경전 교수 페이스북./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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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 모임이 아직도 있다면 이 건에 대해 반성과 유감은 공식적으로 표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며 “자신들 사이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 불법은 아니지만 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면 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쓴 페이스북 글 내용은 그가 여연원장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여(親與)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친문 지지자들은 “민주당에 호재” “김종인 위원장이 민주당을 돕고 있다” “훌륭한 인재가 또 통합당에 들어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내가 쓴 글이 맞는다”며 “세월호 ○○○ 사건을 보도한 해당 기사를 사실로 간주하고 쓴 글”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애도하지만, 어떠한 영역도 비판이 절대 허용되지 않는 성역처럼 여겨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총선 때 김종인 위원장은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차 전 후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즉각 제명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차 전 후보가 당 윤리위에서 ‘탈당 권유’ 조치를 받고 법원에서도 후보 자격이 유지되는 결정이 나오자 “우리 당 후보로 인정 안 한다”고 했었다. 차 전 후보의 세월호 관련 발언은 통합당 선거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경전 교수 페이스북./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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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교수 페이스북./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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