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州) 헨라이코 카운티 검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날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서 발생한 시위 현장에서 트럭을 몰고 군중을 향해 돌진한 혐의의 해리 로저스(36)를 현장에서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로저스가 이같이 주장했다고 밝혔다.
KKK 두목을 자처한 해리 로저스(36).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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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로저스는 7일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레이크사이드의 앰브로즈 파웰 힐(미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장군) 동상 인근에서 푸른색 쉐보레 픽업트럭을 몰고 도로를 점령한 시위대에 돌진했다. 이 과정에서 성인 남성 한 명이 차에 부딪혀 경상을 입었다.
검찰은 “로저스의 진술과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토대로 그를 자칭 KKK의 두목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로저스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의 사상을 추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ABC 방송이 인용한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그의 차량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을 응원하는 “트럼프 2020”과 “총기가 생명을 구제한다” 등 문구가 적힌 깃발들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리차드 세바스티안은 ABC 방송에 “그(로저스)는 감정이 없어 보였다”며 “그의 얼굴은 공백과 같았고 샬러츠빌에서의 일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샬러츠빌에서의 일이란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 집회를 말한다. 여기서도 백인우월주의자가 차를 몰고 백인우월주의자 집회에 맞서 인종차별 반대 구호를 외치던 이들에게 돌진해 1명이 숨지고 20명가량이 병원에 입원했다.
헨라이코 카운티 쉐넌 타일러 검사는 성명에서 “피해자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데 감사하지만 평화 시위에 대한 공격은 괘씸하고 비열하다”며 “최대 법정 한도로 그를 기소할 것이다”고 밝혔다. 검찰은 로저스를 상대로 특수상해미수·공공기물파손·폭행 혐의를 적용했고 혐오 범죄 혐의를 추가할지 검토 중이다.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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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큐클럭스클랜(KKK)’는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생겨난 백인우월주의·반유대주의·인종차별 등에 대한 지지 집단을 뜻한다. 큐클럭스클랜은 ‘원(circle)’을 뜻하는 그리스어 ‘kyklos’와 ‘무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 ‘clan’을 합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폭력과 살해 등을 주된 활동 목표로 삼았다. 남북전쟁 당시 전사한 남부연합군의 혼령을 자처해 흰옷을 입고 흰 고깔 두건의 차림새를 한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현재는 몰락해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극우 세력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인종차별을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범죄자이자 폭력 단체다. 여기엔 큐클럭스클랜(KKK)과 네오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 그리고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혐오스러워하는 다른 증오 집단이 포함된다”며 KKK와 선을 그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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