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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되나…현산-채권단 재협상 간극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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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되나…현산-채권단 재협상 간극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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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채권단에 재협상 요구…양측 테이블에 앉을듯

구주 가격 인하·대출 만기 연장 등 파격적 양보 요구 가능성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있지만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등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2020.6.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있지만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등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2020.6.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조재현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양측이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협상을 하더라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를 채권단이 수용하기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9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인수 조건은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이 최근 "6월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이다.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이 같은 입장을 받은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의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재협상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는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전혀 예상할 수 없었고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인수 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할 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추가됐고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당기순손실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차입 문제도 지적하면서 경영진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자신들의 사전 동의도 없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고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도 통보했을 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 및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의 요구에 즉각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일단은 재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 테이블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현대산업개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현저하게 훼손됐다는 점을 들어 주식 가격에 대한 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금호산업과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를 주당 4700원 총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3월23일에는 주가가 267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몸값이 낮아진 셈이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의 구주의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채권단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대출의 만기 연장과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 전환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조건, 이자비용 등 현대산업개발이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측의 협상이 결렬돼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통매각 원칙에서 물러나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산은은 최근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자회사 분리매각을 검토해볼 것'이라는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요구사항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조기정상화라는 목표하에 통매각으로 추진했으나 매각 무산시 다각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채권단과 현대산업개발의 합의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특성상 쉽게 계약 파기를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시급해서) 아쉬운 상황인 채권단이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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