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최대 5배 효능 백신 후보물질, HK이노엔에 이전
이달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관계자가 수입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공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렘데시비르에 대한 특례수입을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 |
공공연구기관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민간기업으로 이전된다. 이 후보물질은 동물실험에서 렘데시비르보다 50배 높은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은 9일 오전 11시 대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민간기업들에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진단 부문별 후보물질·원천기술을 이전하는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CEVI 융합연구단은 화학연, 한국기초과학연구원 등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모여서 지난 2016년 만든 공동 연구단이다.
치료제 부문에서는 원숭이 신장세포 실험결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임상 중인 렘데시비르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능력이 50배 높게 나온 후보물질을 국내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이전한다.
이 후보물질은 원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코로나19에도 효능이 확인돼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을 보였다. CEVI 융합연구단은 이 후보물질이 독성이 낮아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전받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시험 진입을 위해 전임상 단계를 신속히 마칠 계획이다.
백신 부문에서는 쥐 실험 결과 기존 백신보다 중화항체 생성능력이 3~5배 높은 후보물질을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에 이전한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기 때문에 중화항체 생성능력이 높은 백신일수록 예방 효과도 크다. CEVI 융합연구단과 HK이노엔은 향후 임상시험을 위해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진단 부문에서는 CEVI 융합연구단이 국내 기업 ‘웰스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분자 진단키트 기술을 기업 측에 완전히 이전한다. 분자 진단키트는 ‘RT-PCR’로 알려진 진단키트로, 말레이시아 등 해외 국가에 수출 중이다.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이미혜 화학연 원장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며 "코로나19 국내 유입으로 국민 모두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일상화하고 있는 중에도 우리 연구원들이 묵묵히 연구를 수행해서 얻은 값진 결과"라고 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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