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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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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 석유 기업 구조조정…"BP, 1만명 줄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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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가 하락 영향에 세계 굴지의 에너지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 셰브런이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 가운데 한 곳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전체 임직원의 14%를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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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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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P는 전체 임직원 7만명 가운데 1만명 가량을 구조조정한다. 또 관리직 임금도 동결키로 했다.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하루에도 벌어들이는 돈보다 지출하는 비용이 수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BP는 이번 구조조정과 임금 동결 조치를 통해 내년말까지 25억달러(2조99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해 2월 취임한 루니 CEO는 BP의 군살을 제거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바꾸는 동시에 저탄소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구상을 실현해보기도 전에 유가 폭락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로, 대규모 인력조정부터 추진하게 된 것이다. BP는 이번 구조조정과 관련해 400명의 임원진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WSJ은 BP의 구조조정에 대해 예견됐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10년 내 가장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석유 관련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미국 2위 석유 기업 셰브런도 이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셰브론은 4만4679명의 임직원 가운데 15%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셰브론은 "올해 안에 인력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열더치셸 역시 명예퇴직을 실시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시장이 호황인지 아닌지에 따라 인력 채용 규모도 달라졌지만, 이번만큼 심각한 상황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오스왈드 클린트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 구조조정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석유 관련 기업들의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SJ은 석유 관련 기업들이 설비투자 예산을 삭감함에 따라 당분간 관련 업계의 인력 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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