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시위 대표적인 슬로건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LIVESMATTER)'와 'BTS'를 키워드로 함께 넣은 한 BTS 팬의 트위터/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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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텍사스 달라스 경찰은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달라스 경찰 앱으로 불법 시위를 촬영한 영상을 보내달라"고 공지했다. 전날 달라스 시내에서 수천명이 참가한 시위가 열렸는데, 이 시위에서 경찰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불법적인 행위를 신고해달라는 것이다.
그러자 K팝 팬 수천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이 좋아하는 K팝 가수의 영상을 해당 앱에 올렸다. BTS의 뮤직비디오부터 트와이스의 신곡 영상 등이 경찰 앱에 업로드 됐다. 경찰들이 영상을 볼 수 없게 만들어 평화로운 시위대에 트집을 잡아 체포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하기 위해서다.
이 운동을 이끈 트위터 계정 @YGSHIT은 텍사스 휴스턴에 사는 16세 소녀다. 그녀는 애틀랜틱에 자신이 BTS의 팬이라고 밝혔다. YGSHIT은 이번 시위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엄청난 속도로 반응하는 K팝 팬덤의 특성을 활용해야겠다"생각했다. 그녀를 따라 수만명의 팬들이 경찰 트위터에 영상을 올리자 달라스 경찰 앱은 결국 중단됐고 시위대 영상 제보도 취소됐다.
불법을 저지르는 시위대 영상을 제보해달라고 트위터에 공지했다가 K팝 팬들로부터 저지당한 FBI./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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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팬들이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FBI가 트위터에 "개인적으로 촬영한 불법 시위대 영상을 찾고 있다"고 올렸을 때도, 미시간 경찰이 "시위대가 불법을 저지르는 사진을 올려달라"고 했을 때도 K팝 팬들이 움직였다. 세계 곳곳의 팬들은 자신들끼리 "뭘 해야할 지 알지?"라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각종 K팝 영상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LIVESMATTER)라는 키워드를 함께 올리며 불법 시위대를 추적하려는 사법기관을 방해했다.
수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이 영상을 올리는 것은 명백한 합법이다. 개방된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에는 누구나 영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K팝 팬들은 오히려 이를 이용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온라인으로 참가하고 있는 셈이다. 트위터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비꼬는 사람들이 백인의 생명도 중요하다(#WHITELIVESMATTER)는 키워드를 띄우려고 시도했을 때에도 K팝 팬들은 같은 방법으로 이를 저지했다. 트위터에서 이를 검색하면 BTS나 트와이스, 엑소가 등장하는 이유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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