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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法 "'버닝썬 제보자' 김상교 부상 방치한 경찰 징계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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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서 성추행 막다가 성명불상 남성에 구타

만취상태로 경찰에 신고했다 되레 업무방해 혐의

갈비뼈 3대 부러지고 코피 흘린채 2시간 반 방치

法 "사건 처리 과정서 석방 등 적절한 조치 했어야"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클럽 ‘버닝썬’ 사건 관련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씨를 체포·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상당한 김씨에게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경찰관에 대해 내려진 징계 조치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는 경찰관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불문경고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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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클럽 내 폭행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버닝썬 사건’의 최초 제보자 김상교 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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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씨는 2018년 11월 24일 새벽 버닝썬 클럽 로비에서 성명불상의 남성이 여성을 만지려 해서 이를 저지하다가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만취상태였던 김씨는 경찰관 출동 이후 피해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오히려 욕설과 함께 난동을 부려 현장에서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로 호송됐다. 김씨는 갈비뼈 3대가 부러진 상태였으며 호송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지기도 해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지구대로 출동한 119 구급대는 김씨의 치료 거부로 철수했고, 이후 김씨의 모친이 지구대를 찾아 병원 후송을 재차 요청 했지만 담당 경찰관은 위급상황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90분간 뒷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있었으며, 지구대에서 2시간 30분간 별다른 조사 없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인치돼 있었다.

이후 서울지방경찰청은 경찰공무원 보통징계위원회를 열고 당시 역삼지구대 야간근무 팀장 대리로 근무한 A씨에 대해 ‘불문경고’라는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관련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병원 치료가 필요한 김씨에 대해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석방 등 적절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A씨는 “김씨에 대한 보호조치 및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업무 매뉴얼에 규정된 직무상 절차에 따라 119구급대 출동을 요청하는 등 김씨에 대해 병원진료 및 응급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했다”며 “능동적인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부득이한 사유로 김씨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던 것에 불과해 해당 징계는 인정할 수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팀장 대리로서 지구대 내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결정할 권한과 책임이 있던 A씨는 김씨가 119 응급구호 조치를 자진 거부했더라도, 김씨의 신원 확보에 따라 추후 소환조사가 얼마든지 가능했던 이상 부상에 대한 응급치료를 위해 김씨를 보호자에 인계하고 석방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목격자가 존재하고 추후 CCTV 영상 등 증거자료도 확보할 수 있어 김씨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는 적다고 판단 되는 바 통증을 계속 호소하는 김씨의 석방은 더욱더 신속히 결정했어야 했다”며 “지구대에서 2시간 30분이나 김씨를 대기하게 한 A씨의 행위는 당시 상황을 상당히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성실히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경찰관들의 보호조치 미흡 등 소극적 업 무처리로 인해 경찰조직의 신뢰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공직기강의 확립이나 경찰공무원 전체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등의 공익은 징계 처분으로인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결코 작지않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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