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박근혜 前대통령 위해 이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였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남편인 정윤회씨와 이혼했고, 청와대에선 ‘투명인간’처럼 지냈다고 4일 회고했다.

최서원씨./뉴시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수감 중인 최씨는 출간을 앞둔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나는 함께 지내는 가족도 없는 그분의 허전한 옆자리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 농단’ 사태로 재판을 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최씨는 남편 정씨와 관련해 “사실 내가 아버지(최태민 목사) 딸만 아니면 우리 부부 사이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정씨)는 아버지와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 나에게 제발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며 수차례 권유했다”며 “박 대통령을 떠나자니 의리를 저버리는 것 같고, 그대로 있자니 세상이 그냥 놔두질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또 “그래서 나는 결국 그를 최태민의 사위에서 놓아주기로 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키기 위해 이혼을 결심했다는 취지다.

최씨는 그러면서 “정윤회라는 이름의 방패가 없어지니 최태민의 딸,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아마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됐고, 그것이 비극적인 내 운명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 투명인간이 돼야 했고, 비서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았다”며 “그분(박 전 대통령)이 그걸 싫어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박 대통령은 나의 개인사에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 내가 뭘 먹고 사는지, 이혼을 했는지, 마음은 어떤지, 이런 건 대화의 소재가 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최씨는 “첫 여성 대통령이기에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시길 누구보다 바랐는데, 반대파의 공격으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내가 그분 곁을 떠났다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었을까. 진작 떠나지 못한 나 자신이 후회되고 한스럽다”라고도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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