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 비무장지대(DMZ)안에서 ASF에 감염돼 폐사한 야생멧돼지. 환경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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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2014부터 2019년까지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ASF의 건수를 계절별로 보면 겨울철(9건)이나 봄철(64건)보다는 여름철(369건)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SF를 막기 위해서는 여름철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름철을 앞두고 당국이 실시한 ASF 차단방역실태 점검에서 우리나라 농가의 ASF 방역 실태는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2000개가 넘는 농가에서 무려 3000여가지의 문제점 확인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국 양돈농장(6066개)을 대상으로 4월1일부터 5월30일까지 ASF차단방역실태를 점검한 결과, 2076개 농가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3289건이나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24개 농가의 경우는 차량소독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등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ASF는 곤충·동물 등의 매개체나 차량·사람 등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면서 “이런 전파요인을 차단하는데 필요한 꼭 외부울타리, 차량·사람 방역시설, 퇴비장차단망 등의 방역시설을 제대로 설치했는지 여부와 손씻기, 장화갈아신기, 농장내청결유지 등의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방역시설에 가장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비장차단망(1046건), 외부울타리(1021건), 돈사틈새·환기구차단망(325건) 등의 방역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문제가 있는 사례가 전체의 7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멧돼지기피제살포(227건), 사람소독시설(187건), 차량소독시설(81건), 생석회도포(45건) 등 소독 관련 문제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퇴비사 안에 폐사체를 방치한 사례(31건), 돈사 진입 전 손씻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례(25건), 퇴비사 등의 청결에 문제가 있는 사례(22건), 돈사 진입 전 장화 갈아신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례(19건), 농장 주변 물웅덩이·수풀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14건), 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지역의 곡물을 반입한 사례(4건), 수렵활동·입산활동 금지를 위반한 사례(2) 등도 확인됐다.
중수본은 법령을 위반한 24개 농장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리고, 나머지 농장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도록 특별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에서 발생한 ASF 건수는 양돈농장 14건(2019년 9~10월), 남·북접경지역 야생멧돼지 631건(2019년 10월~최근)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토양·물 등 환경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32건에 이른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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