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 9일째
플로이드 아내 "그를 위한 정의 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인종차별 용납 안 돼"
미국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딸 지애나 플로이드/사진=AP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미국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공권력남용 규탄 시위가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플로이드의 아내가 "6살 난 딸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빠는 숨 쉴 수가 없었어'뿐이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플로이드의 아내 록시 워싱턴은 딸 지애나와 함께 3일(이하 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했다.
워싱턴은 "딸이 문가에 서서 '엄마,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라고 말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해?'하고 묻자 딸이 '왜냐하면 사람들이 TV에서 아빠 이름을 말하는 걸 들었거든'이라고 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딸은 남편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했다"면서 "내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빠는 숨 쉴 수가 없었어'뿐이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인종차별 규탄 시위/사진=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지난 2일 워싱턴과 플로이드의 친구인 전 NBA 선수 스티브 잭슨은 미니애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워싱턴은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조지는 좋은 사람이었고, 나는 그를 위한 정의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잭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애나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잭슨의 어깨에 올라탄 채 "아빠가 세상을 바꿨다"(My daddy changed the world)고 외치는 지애나의 모습이 담겼다.
또 이날 플로이드의 아들인 퀸시 메이슨 플로이드는 아버지가 숨진 사건 현장을 방문해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해 정의를 원한다"며 "어떤 남자든, 어떤 여자든 아버지가 없어선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반(反) 인종 차별 시위는 미국 전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식입장을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수요 일반 알현 훈화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사회적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용납하거나 모른 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일부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자기 파괴적이며 자멸적인 행위"라며 "폭력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