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탓 은행 지점 피해 불구
인종차별 현실 바꿔야 한 목소리
경찰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대가 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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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요 은행과 투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에 이어 금융계도 미국의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시위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골드만삭스·씨티그룹·프랭클린템플턴 등 거의 모든 금융기관 CEO가 이번 사건 관련, 대내외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선 성난 시위대가 이들 금융사 지점에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있지만, 이런 일들이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주의를 분산시켜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케네스 셔놀트 제너럴캐털리스트 회장 등 벤처캐피털 CEO들은 블로그에 “흑인이라는 이유로 희생당하고 있다”며 “그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성난 미국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에 나선 뒤에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제니 존슨 CEO는 이날 블룸버그와 진행한 화상 컨퍼런스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얼마전 에이미 쿠퍼 보험투자 부문 대표를 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 대표는 지난달 25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한 흑인 남성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강아지에 목줄을 채우라고 요구했을 뿐인 걸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쿠퍼 대표는 인종차별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프랭클린템플턴 측은 쿠퍼 대표를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잘랐다.
존슨 CEO는 “이번 사건에서 팩트는 논쟁의 여지가 없기에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며 “미국은 현재 큰 고통 속에 있고, 우리 아프리카계 흑인 동료도 크게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스쿼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는 “아프리카계 흑인 직원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회사는 인종차별에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자동차 업계 CEO도 인종차별이 만연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는 지난달 31일 사내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등 ‘왜’라는 수동적 논의에 위로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을 참을 수 없고 역겹다”며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물음을 시작하자”고 했다.
포드의 빌 포드 이사회 의장과 짐 해킷 CEO도 전날 직원 대상 공동서한에서 “우리가 인종차별을 우리 사회에서 발 붙일 곳이 없다고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우리는 안다. 우린 그걸 외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팀 쿡 애플 CEO와 디즈니의 밥 아이거 이사회 의장·밥 체팩 CEO 등을 비롯해 구글·나이키·아마존 등 재계의 주요 기업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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