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주요 7개국(G7) 확대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 4개국을 특별 초청한 가운데 이중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G7 이외에 4개국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등 4개국의 참여 확대 의사를 밝힌 뒤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곳이 문 대통령이었다”며 “한국의 발표로 G11 또는 G12 확대를 공식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 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은 4개국 외 브라질을 포함시키는 G12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 간의 통화는 약 15분간 이뤄졌다.
강 대변인은 “추진되는 일정대로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되면 이는 G7의 옵서버 자격으로 가는 일회용, 일시적 성격이 아니다”라며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G20에 가입한 것도 외교적 경사라는 평가를 받았듯 G11 또는 G12 멤버가 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번 회의가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국의 G7 확대 정상회의 참석으로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 통화 전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정상회의 초청에 대해 전달 받은 뒤 “조금도 회피할 필요가 없다. 환영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G7 정상회의는 1973년 제1차 오일쇼크(석유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인 것에서 비롯됐다. 1975년 2차 오일쇼크를 겪으며 정상회의로 승격했고 이후 이탈리아,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G7이 됐다. G7 회원국들은 매년 재무장관 회의와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정책과 세계 주요의제를 공유한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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