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두문불출
퇴근할 때 기자들 질문에 "다칩니다"
통합당은 윤미향 의원대신 '윤미향씨'라고 지칭
윤미향 의원이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보좌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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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1일 아침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인 530호로 출근한 뒤 퇴근할 때까지 사무실 밖에 나오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21대 국회의원 신분으로는 처음 국회로 출근했다. 그는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몰려있는 가운데 백팩을 메고 황토색 스카프 차림으로 들어갔다. 상의 왼쪽에는 위안부 할머니 상징인 빨간색 나비 배지가 달려 있었다. 기자들 질문에는 하루종일 묵묵부답이었다.
윤 의원은 점심식사를 위해 사무실을 나설 것이란 예상을 깨고 오후 늦게까지 사무실 안에서 업무를 봤다.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 안에는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이날에는 윤 의원 지인이 보낸 “응원합니다”란 축하난이 사무실로 도착하기도 했다.
점심 시간 후에는 민주당 정청래, 이수진(비례) 의원이 윤 의원 사무실을 찾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정 의원은 윤 의원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얼마나 힘들겠냐”며 “힘내시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윤 의원님이 앞으로 국민들과 여성 인권을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하실 것 같다.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더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윤 의원은 전화통화를 하고 누군가와 대화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우원식 의원도 정 의원이 다녀간 뒤 윤 의원 사무실에 들러 윤 의원을 위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퇴근했다. 사무실을 나설 때 윤 의원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다칩니다” “다칩니다”라며 빠르게 의원회관을 빠져 나갔다. 취재진이 “위안부 할머니 성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적 없다는 입장이 여전히 그대로냐”고 묻자 “네, 그대로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다른 여러 질문에는 “여기서 어떻게 설명을 다 드릴 순 없다”고 했다.
이날 윤 의원은 같은 당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 빠르게 소명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편지에서 “5월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제기됐던 의혹에 1차적으로 소명을 드렸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안다”며 “앞으로 검찰 조사 뿐 아니라 의원님들께서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도록 성실하고 빠르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회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당과 의원님들께 큰 짐을 드린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저와 정대협의 지난 활동이 본의 아니게 국민과 당, 의원님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통합당은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윤 의원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원내 지도부는 공식 회의 석상에서 윤 의원을 ‘윤미향 씨’라고 지칭했다. 동료 국회의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윤미향 씨와 밖에 알려지면 안될 비밀을 공유한 것인지, 왜 저렇게 윤미향을 지키려고 하는지 저희도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정조사를 추진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국회의원에서 퇴출시키는 노력을 가열차게 하겠다”며 “말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하면서 자신만의 이익만 챙긴 이 파렴치한 행태를 국민들이 더는 두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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