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사무국의 임금 삭감안을 반대하고 있는 토니 클락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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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MLB 선수노조가 올 시즌 팀당 경기 수를 82경기에서 114경기로 늘리는 방안을 MLB 사무국에 제안했다. 이는 선수들 연봉 삭감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1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이에 앞서 MLB 사무국은 고액 연봉 선수들의 급여를 대폭 삭감하는 '차등 삭감제'를 선수노조에 제안한 바 있다. 7월 5일 무관중 경기로 개막하는 조건으로 선수들의 연봉을 차등 삭감한다는 계획이다. 초고액 연봉자들은 최대 75%까지 삭감하는 방안이다.
올해 연봉 2100만 달러(257억원)인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 올해 연봉 2000만 달러(245억원)인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MLB 방안에 따르면, 추신수와 류현진의 연봉은 500만 달러(64억원) 선으로 줄어든다.
올해부터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류현진(오른쪽). 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MLB 사무국의 연봉 삭감안에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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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발한 상당수 선수가 MLB 사무국에 역제안한 것이다. 경기 수를 늘리고, 연봉 추가 삭감을 하지 말자는 주장이다. 이미 MLB 선수들은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의 연봉을 상당 부분 받지 못했다.
그러나 MLB 사무국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선수단 연봉 등 비용 문제 때문에 일부 구단들이 올 시즌을 포기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20년은 아예 건너뛰려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강도게 센 압박수단이다. 선수노조의 주장대로 7월 초 MLB를 개막한다고 해도 114경기는커녕 82경기를 치르기도 빠듯하다. 게다가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치르면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입장 수입을 잃게 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들에게 연봉을 줘가면서 '반쪽 시즌'을 치를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은 지난주 구단 직원의 4분의 1을 해고하거나 휴가를 보냈다. 남은 직원들의 월급도 15%가량 삭감했다. MLB 30개 구단 중 절반 정도는 마이너리그팀 유지를 지원하고 있으나, 상당수 선수들이 방출되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지난주 마이너리그 선수 28명을 내보낸 뒤 남은 선수들의 임금마저 깎았다. 주당 400달러(50만원)를 주다가 이번 주부터는 300달러(37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발표를 듣자마자 MLB 선수들이 나서 마이너리거들의 임금 삭감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MLB 개막을 두고 각 구성원의 대립과 협력이 교차하고 있다. MLB 선수들 사이에서도 "야구를 해서 돈을 벌자"는 목소리와 "헐값을 받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결국 쟁점은 '머니 게임'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재개 이슈와 인종차별로 인한 전국적인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단과 선수, 또는 선수와 선수들이 돈 문제를 놓고 싸움을 계속한다면 여론이 악화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SPN은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시즌 개막에 합의하지 못하면 야구는 북미 스포츠계에서 혐오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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