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스토리가 있는 안드레-안병준 '매 경기 쾅쾅'…개막 후 5경기 연속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역대 최다연속 기록은 2017년 부산 이정협의 7경기 연속포

뉴스1

외국인 선수 복이 없던 황선홍 감독을 웃음 짓게 하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의 안드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즌 개막 전부터 '역대급 경쟁'이 예고됐던 K리그2(2부리그)가 역시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막 후 5경기를 치렀는데, 특별히 솟구치는 팀도 없고 형편 없이 곤두박질 치는 팀도 없이 매 경기 치열하다.

소리 없는 강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는 부천FC가 4승1패 승점 12점으로 선두다. 제주와의 역사적 맞대결에서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석패했던 4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싹 다 이겼다. 본디 내공이 있는 팀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 신바람은 예상 못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업구단으로 다시 태어난 대전하나시티즌은 3승2무 유일한 무패행진으로 2위다. 아쉬운 무승부가 2차례 있으나 비기거나 패할 수도 있었던 경기를 역전했던 경우도 2번 있었다. 선수들이 크게 바뀌어 아직 조직력이 완전치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선전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던 김도균 신임 감독의 수원FC가 3위(승점 9점)에 올라 있는 것,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제주와 경남이 각각 승점 7점과 6점에 그치고 있는 것 그리고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서울 이랜드가 정정용 감독과 함께 승점 6점이나 획득한 것 등등 이야깃거리가 많다. 여기에 개인 득점 경쟁에서도 흥미로운 장면이 나오고 있다.

K리그2 득점 1위는 수원FC의 안병준과 대전하나시티즌의 안드레로 나란히 6골을 기록 중이다. 5경기를 치렀는데 6골을 넣었으니 확실한 결정력이다. 특정 경기에 치중된 것도 아니라 5경기 연속해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대전이 2위, 수원FC가 3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두 선수의 공이 큰데, 나란히 스토리도 품고 있다.

안드레는, 이상하게 외국인 선수와는 인연이 없었던 황선홍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황 감독은 과거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던 시절 외국인 선수 1명도 없이 시즌 더블(정규리그+FA컵 우승/2013년)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며 '황선대원군'이라는 수식어를 받은 적이 있다.

국내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능력이라는 찬사도 있었으나 외국인 선수들과는 왠지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FC서울에서의 실패도 외국인 선수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과거를 부인하지 않고 담담하게 세간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던 황 감독은 "외국인 선수라고 딱히 싫어할 이유는 뭐가 있겠는가"라며 그저 웃었는데, 오랜만에 그 답답함을 해소하고 있는 모양새다.

황선홍 감독은 "안드레, 좋은 선수다. 좋은 선수인데 혼자서 다 하느라 힘들 것"이라고 안쓰러움을 표했다. 처음의 기대치는 더 높았던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 바이오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을 에둘러 격려한 것인데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박)용지 등이 도움을 줘야할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뉴스1

재일교포 3세인 수원FC 스트라이커 안병준(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원FC의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안병준은 량규사, 안영학, 정대세에 이어 K리그에서 활약하는 4번째 북한 국가대표 출신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본에서 태어난 안병준은 재일교포 3세로 일본 J리그의 가와사키, 구마모토 등에서 뛰면서 북한 대표팀의 부름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도 출전하는 등 북한 유니폼을 입고 9경기를 뛰었다.

특별한 배경을 가지고 있기는 했으나 그래도 주목을 받을 정도의 선수는 아니었던 안병준은 대전과의 1차전에서 멋진 프리킥으로 첫 골을 작성한 뒤 매 라운드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실력으로 시선을 챙기고 있다. 안드레가 생김새 때문에 '대전 루니'라면 안병준은 무회전 프리킥 덕분에 '인민 호날두'라는 애칭을 얻었다.

1, 2부리그를 통틀어 지금껏 개막 후 최다 경기 연속득점 기록은 지난 2017년 부산 아이파크의 이정협이 세운 7경기였다. 만약 1경기만 더 골을 터뜨려 타이기록 직전까지 갈 수 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두 선수의 다음 경기는 나란히 6월13일. 수원FC 안병준은 제주 원정을 떠나고 대전의 안드레는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6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lastuncl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